오는 2022년까지 서울 지하철 역사에 생활물류 지원센터를 100개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비대면 서비스업이 활성화되면서 수도권 택배 물동량이 급증해 물류부지 포화 문제가 대두되자 생활물류 서비스를 지하철 내에서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서울교통공사는 도시철도 기반의 생활물류 체계를 구축하고, 2022년까지 3년간 최대 100곳의 ‘생활물류 지원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생활물류 지원센터는 유·무인 택배물품 보관·접수·픽업, 개인물품 보관, 개인 교통수단 관리, 스마트폰 배터리 대여 등 통합형 생활물류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다. 역사 내 공실상가 및 유휴공간 등을 활용한다.
1단계는 올해 지원센터 20곳을 설치해 물품보관 위주의 단일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 2단계는 내년 50곳까지 규모를 늘리고 택배 접수 및 배송·세탁 서비스 등 생활밀착형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 3단계는 2022년까지 100곳으로 센터를 늘려 신선물류·편의점 등 유통 서비스까지 그 범위를 넓힌다. 유동인구·직장인 수나 각종 시설이 많아 물류서비스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역에 우선 설치한다.
공사는 지역별 인구·상업·시설·물류 특성이 담긴 빅데이터를 활용, 사업 대상지를 분류해 역사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가령 직장인이 많아 택배 서비스 수요가 많은 중심업무지구에 위치한 을지로입구역 등에는 택배 중심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문화·관광시설, 숙박시설이 많아 짐 보관 수요가 많은 관광지 인근 홍대입구역 등에는 유인보관소 및 물품대여 중심 지원센터를 설치하는 식이다.
공사는 생활물류 지원센터 서비스를 위한 기반을 지속적으로 다져왔다. 현재 서울 지하철 전 역사에 무인물품보관함 5557개를 운영 중이며 올 4월에는 예약·결제·민원 상담이 가능한 전용 모바일 앱을 개발해 출시했다. 전용 앱은 100% 비대면·비접촉 방식으로 물품보관함을 이용할 수 있다. 캐리어 등 작은 화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인보관소도 지난해 11월 2호선 홍대입구역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보관뿐만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까지 캐리어를 배송해주는 편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서울역, 명동역, 잠실역 등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역사에 유인보관소를 이달 1일 추가 조성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김포공항역, 강남역, 안국역 등에도 설치할 예정이다. 공사는 생활물류 지원센터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역사 내 상가 공실 장기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21세기 지하철은 단순 여객운송만이 아닌 지역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공사는 사회변화에 맞춘 생활물류 사업을 추진해 시민편의 증진과 복합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