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 성남 GK 김영광 “몸 상태 갈수록 좋아져”

입력 2020-05-31 19:49 수정 2020-09-25 02:02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성남 FC의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36)이 팀 승리를 견인했다. K리그 통산 499경기째를 맞은 노장으로서 매경기 돋보이는 활약이다.

김영광은 31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 FC 서울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선방을 거듭한 끝에 팀의 0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여덟을 맞았다고는 믿기지 않을 활약이었다.

이날 경기는 양 팀의 선두권 도약 여부가 걸려있었다. 최용수 감독의 전략으로 초반 주도권을 잡은 서울은 연속해서 성남의 골문을 두드렸다. 특히 최용수 감독이 이날 공격카드로 깜짝 기용한 고요한은 전반 31분 프리킥 상황에서의 헤딩슛과 전반 막판 수비가 걷어내지 못한 공을 일대일 슈팅으로 연결하는 등 득점을 시도했지만 김영광의 선방에 번번히 막혔다.

김영광의 진가가 빛난 건 후반 터진 선제골을 지켜고 있던 후반 막판이었다. 최용수 감독이 교체 투입한 서울 미드필더 알라바예프가 추가시간 페널박스 안쪽을 파고들며 단독찬스를 맞아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김영광은 동물적인 선방으로 성남의 골문을 지켰다. 승리가 확정된 뒤 김영광은 매번 그래왔듯 골문 앞에 꿇어앉아 기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영광은 수훈선수로서 나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축구를 해온 지가 어느덧 19년차이지만 어릴 때부터 수비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아야 잘 막을 수 있다고 느껴왔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수비와 조화가 잘 맞으면 들어갈 것도 막을 수 있다”면서 “수비들이 슈팅 각을 좁혀주고 위치에 있어줬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공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고, 그래서 좋은 선방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남에 합류해서 오히려 더 성장하고 있다는 소감도 내놨다. 그는 “백민철 GK 코치는 선수 때 같이 뛰다 만난 인연이 있다”면서 “요즘 백 코치에게 배우면서 제가 가진 경험에 옵션을 더 추가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나이가 (우리나이로) 서른여덟인데 트레이닝을 하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면서 “나이가 있는데 이런 말 하기 민망하지만 나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팀이 개막 이래 4경기째 무패행진 중인데 대해 “오늘이 무척 고비였던 것 같다. 서울이 많이 준비한 느낌이라 이 고비를 넘기면 상승세를 탈 것 같았다”면서 “고비를 넘겼으니 다음 경기에는 더 힘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남=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