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달을 지적할 땐 달을 논하라”고 반격했다. 앞서 진 전 교수가 이 지사에게 “정치인으로서 ‘문빠’랑 같이 가야 하는 그의 사정을 이해한다”고 비꼰 것에 대한 응수로 풀이된다.
이재명 지사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중권 교수님, 손가락 말고 달을 말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달의 생김새보다 손가락이 더럽다고 말하고 싶은 교수님 심정을 십분 이해한다”며 “교수님에겐 손가락이 중요하겠지만 누군가에겐 달이 더 중요하다. 가시는 길 바쁘더라도 달을 지적할 땐 달을 논하면 어떻겠냐”고 당부했다.
이 지사는 “저는 실체적 진실이 아닌 절차적 정의를 말했다”며 “한명숙 전 총리의 유무죄가 아닌 검찰의 위증교사, 증거 은폐, 마녀사냥 범죄와 피고인의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에 관해 말한 것을 교수님이 모르실 리 없다”고 적었다.
이어 “검사가 직권을 남용해 위증교사죄를 범했다면 처벌돼야 하고, 무고함을 주장하는 피고인에겐 조작 증거를 빼고 다시 심판받을 기회를 주는 것이 절차적 정의”라고 설명했다. 또 “유무죄의 실체적 정의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절차적 정의”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한 전 총리나 조국 전 장관의 유무죄를 떠나 검찰의 증거조작과 마녀사냥이라는, 검찰의 절차적 정의 훼손에 저도 같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범죄를 다루는 검찰의 범죄는 더 무겁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진실을 규명해 죄지은 자를 벌하고, 죄 없는 자의 무고함을 밝힐 의무가 있고 그럴 권한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 전 교수를 향해 “교수님 말씀처럼 검찰이 의지도 생명도 없는 꼭두각시가 아니다. 의지에 반하면 인사권자에게도 저항하는 것이 검찰”이라고 강조했다.
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