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민경욱 주장은 제2의 지만원 괴담…헛것 보고 있어”

입력 2020-05-31 12:31 수정 2020-05-31 15:36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해커 개입으로 4·15 총선 개표가 조작됐다는 민경욱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31일 “민경욱 전 의원 주장은 제2의 지만원 괴담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만원이 5·18 때 광주에 북한 특수부대가 내려와서 주도했다는 괴담을 퍼트렸는데 자유한국당 시절 몇몇 의원이 동조해서 당이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민 전 의원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는 정도를 넘어서 괴담”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 전 의원은 “(중국) 프로그래머가 자기만 알아볼 수 있게 배열한 숫자를 찾아내 이진법으로 푼 뒤 앞에 0을 붙여서 문자로 변환시켰더니 ‘FOLLOW_THE_PARTY’(당을 따르라) 구호가 나왔다”며 4·15 총선 개표에 중국 해커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에 대해 “수학적 조작이고 가설 천지”라며 “(민 의원 측의) 난수표 조합을 토대로 도출하면 ‘Follow the Party’뿐 아니라 ‘Follow the Ghost’ ‘Follow the Happy’도 나온다”고 말했다. ‘Follow the Party’는 임의로 만든 가설을 기반으로 도출한 결론에 불과하지 선거 부정의 근거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 의원은 그러면서 “해킹은 해커가 악성코드를 심은 것을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다운을 받아서, 선관위 내부망에 진입할 수 있는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유출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며 “‘Follow the Party’는 그런 직접 증거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북한의 해킹 등을 연구했고 2013년 ‘삐라에서 디도스까지’라는 책을 냈다.

하 의원은 민 전 의원 측이 유튜버이자 수학강사인 ‘수학쨈’에게 ‘Follow the Party’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는데, 수학쨈도 관련 내용이 거짓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국민은 통합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걸 바라고 있다”며 “당내 괴담 세력이 확산되고 있기에 누군가는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해서 총대를 멨다”고 했다. 이어 “민 전 의원 본인의 양심을 믿고 싶다. 착한 사람이 잘못 빠지면 저렇게 되는 경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