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쿠팡 배달원이 시민들의 따뜻한 격려와 시선을 호소했다. 이태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도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택배 배달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 쿠팡 배송인데, 사람들 때문에 눈물 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쿠팡 배달원은 “코로나 이후 쿠팡에서 몇 개월간 셀수 없을 정도로 물량이 팔렸다”며 “물, 쌀, 생필품, 음료 등 무거운 짐을 들고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 5층 수백곳을 들렀다. 늘 유지했던 똑같은 몸무게에서 한 달 사이 7㎏가 빠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만 있어도 답답하다는데, 마스크 끼고 뛰다가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 잠시 마스크를 내렸다. 그 때 엘리베이터 앞에서 사람을 만나면 괜히 미안해서, 아니 사실 눈치가 보여서 다시 마스크를 올리며 숨을 참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태원발 확진자로 쿠팡 물류센터에서 무더기 감염이 발생하자 상황은 나빠졌다. 이 쿠팡 배달원은 그 다음날 배송을 나갔다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위아래로 훑으며 도리도리 돌리는 고개, ‘쿠팡이다’ ‘쿠팡 존X 싫어졌어. 짜증나’ 등 다 들리는 비난의 목소리, 경비 선생님의 ‘세균덩어리 오지마’ 같은 잔인한 말들. 진입도 못하게 막아버리고 그 앞에서 고개 떨구며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던 시간들. 진짜 열심히 살았는데 ‘내가 뭘 잘못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 배달은 철저한 점검 속에서 이뤄진다고 했다. 그는 “부천 확진자와 접촉한 고양물류센터 직원 1명 때문에 고양센터도 다 검사했는데 전원 음성 나왔다”며 “이제 전국 물류센터 다 전수조사 들어간다더라. 제대로 검사해서 무증상감염자가 혹여 나오는 곳이 있어도 그 센터는 바로 방역과 폐쇄다”고 강조했다.
쿠팡 배달원은 사람들한테 느껴지는 감동으로 힘을 얻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달원을 응원하는 기사 댓글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쿠팡맨들은 죄가 없다’ ‘전 세계가 사재기로 난리났을 때 쿠팡을 비롯한 모든 택배 기사들 덕분에 집에서 편하게 생필품, 먹거리 받았다. 그 때를 잊지 말아라’ ‘쿠팡맨들 힘내라’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그는 “진짜 너무 고마웠다”며 “몇 개월간 몸 아프고 마음 힘들었을 때 참았던 눈물이 한방에 콸콸콸…. 정말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다 목숨 걸고 나온다. 부귀영화 누리려는 사람 한 명도 없다. 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 같은 분들이고 진짜 가족들 먹여 살리려고 온몸에 파스 붙이고 힘겹게 나오시는 분들이다. 내일도 눈치보며, 숨어다니며 배송은 하겠지만 그래도 이 분들의 댓글을 보며 오늘은 한결 편하게 잘 것 같다”고 마무리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