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외인 잔혹사’가 끝을 볼까. 외국인 선수들이 투·타에서 살아난 삼성이 선두 NC 다이노스를 이틀 연속으로 잡아내고 쾌조의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삼성은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KBO리그 홈경기에서 NC를 9대 1로 완파했다. 삼성은 4연승으로 10승(13패) 고지에 올랐고, 1위 NC(17승 5패)는 시즌 중 처음으로 연패에 빠졌다.
삼성은 전날 NC전에서도 5대 4 역전승을 거뒀다. 선두 NC는 개막 20경기 최고 승률(0.850·17승 3패) 신기록을 세운 상태였다. 5연승을 달리며 쾌조의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삼성이 찬물을 끼얹은 것. 6회까지 0-4로 뒤지고 있었던 삼성이지만, 7회와 9회 5점을 더하면서 NC란 대어를 잡아냈다.
30일 경기에선 외인 타자 살라디노의 2루타가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이날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호투한 NC 선발 마이크 라이트가 내려간 7회 말. 3-1로 앞서가던 삼성은 7회 말에만 4점을 더했다. 강민호의 솔로홈런을 시작으로 2사 만루 상황에서 살라디노가 배재환과의 6구 승부 끝에 우중간 2루타를 쳐내 3타점을 올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의 최근 호조엔 외국인 선수들의 반등이 영향을 미쳤다. 계속해서 1할 대에 머무는 빈타에 시달리던 살라디노는 최근 타격 감각을 완전히 회복한 모양새다. 29일 NC전에서 4타수 2안타 1득점을 올렸던 살라디노는 30일에도 4타수 3안타 3타점을 폭발시켰다. 매 경기 삼진을 당하던 살라디노는 매 경기 멀티 안타를 쳐내는 선수로 거듭나 삼성의 호조를 이끌고 있다. 시즌 타율도 0.193에서 0.230으로 단숨에 살아났다.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도 이날 7이닝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시즌 3승(2패)을 챙긴 뷰캐넌은 직구에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의 변화구를 섞어 던져 NC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뺏었다. 24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삼성 13대 0 승)에서도 7이닝을 9피안타 1사사구 5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던 뷰캐넌은 매 등판 때마다 긴 이닝을 책임지며 삼성의 ‘믿을맨’이 되고 있다.
뷰캐넌의 이어지는 호투는 삼성의 마운드 운용에도 반가운 요소다. 삼성은 이미 기대를 받았던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가 왼쪽 옆구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8주 동안 이탈한 상태다. 여기에 3선발 자원인 백정현도 종아리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태다. 뷰캐넌은 등판 때마다 불펜 투수들이 소화할 이닝 수를 적게 만들어 삼성의 투수 운용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