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도 목사
다일공동체 대표
기독문화선교회 이사장
여러분 지금 마음 상태는 어떠십니까? 감사한지 기쁜지 슬픈지 섭섭한지 잘 알아차려지십니까?
영적 성숙의 과정, 마음을 수련하는 과정의 첫걸음은 계속 말씀드리지만 여러분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다른 사람이 아닙니다. 남편이나 아내나 부모님이나 자녀들 마음이 아니고 내가 내 마음부터 알아차리라고 말씀드리면 이게 무슨 소리지 놀라는 분들도 계시고 도무지 마음이 어디있는지 감을 잡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다일영성수련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알아차리기 전에 먼저 눈에 보이는 진지알아차리기부터 시작합니다. 밥상 위의 진지를 알아차리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바로 우리를 살리주기 위해 생명을 살려주는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들을 바로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음식을 먹지 말고 음식들이 가지고 있는 맛을 더 세심하게 느껴보고 맛만 보는 것이 아니라, 향기도 맡아보고 모양도 보고 색깔도 느끼고, 먹을 때 하나 하나의 음식에서 느껴지는 촉감도 음미해보고 씹을 때 들리는 제 각각 다른 소리들도 들어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면서 먹어보면 식사가 그저 먹는일 그저 한끼를 때우기 위해 마지 못해 치루어야하는 일이 아니라 생명을 만나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놀라운 축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알아차려야 할 것은 음식을 먹는 나를 알아차려야 할 것입니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먹는 주체인 내가 먹는 대상인 음식들과 만나는 행위인데, 이 행위를 더 깊이 의식하며 해보자는 겁니다.
여러분 이 영상보시기 전에 언제 진지를 하셨나요? 오늘 무엇을 드셨는지 기억은 나십니까? 많은 분들이 특히 현대인들은 너무도 쉽게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돈만 내면 쉽게 음식을 구하기 때문에 내가 뭘 먹었는지, 그 맛은 어땠는지, 아무 생각없이 그저 습관적으로 처먹는 마구 집어넣는 분들이 많습니다.
때가 되니까 먹고, 사람들과 교제하기 위해서 먹고, 차려주니까 먹고 왜 먹는지도 모르고 무엇을 먹는지도 모르고 음식들의 맛과 향과 감촉을 느껴보지도 않은채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두 가지, 음식으로 자신을 내어준 생명들을 알아차리고 이 생명들에 의해 삶을 이어가게 될 나 자신을 알아차리는 것이 이루어지면 그제서야 진정한 감사가 솟아나오는 것이거든요. 영성수련 기간 동안 많은 벗님들이 진지를 만나면서 자신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고 하나님을 만났다는 고백들을 감격하며 참으로 많이 해주십니다.
이어지는 진지 알아차리기를 통해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는 일들이 매번 설곡산 다일공동체에서 이어지고 있음이 너무도 감사합니다. 영성수련 안내 과정에 진지알아차리기는 밥퍼나눔을 시작한 다일만의 특화된 영성프로그램임에 틀림없습니다.
진지 알아차리기를 생활 속에서 실천해보기 위해서 몇 주간 여러분과 계속 함께 훈련을 해보려고 합니다. 가능하시면 여러분 다음 훈련을 위해 금식을 해보시라고 권유드립니다. 그리고 금식을 아무 생각 없이 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한끼를 굶으면서 여러분 내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여러분 마음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살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렇게 권해드리는 이유는 여러분이 배고픔과 친구가 되어보시길 권하려는 것입니다. 여러분 현대인들은 배고픔을 느껴볼 기회가 없습니다. 이것이 축복일까요? 재앙일까요? 저는 축복이 아닌 재앙이라고 생각합니다.너무도 풍성하게 넘치는 음식을 언제든 원하는대로 먹고 공장에서 찍어낸 가공 식품들이 넘쳐나는 시대가 축복입니까?
재앙입니다. 인류에게 배고픔은 배부름보다도 언제나 더 친숙한 친구였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만 해도 명절 때나 생일 때 특별한 때가 아니면 특별한 음식으로 배가 부르도록 먹는 경험은 쉽게 하질 못했습니다. 매일의 식단은 매우 소박했고 겨우 배고픔을 면할 수준이었고 그마저도 쉽게 얻지 못해 배고픈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게 지금 생각해보니 축복이었고 은총이었습니다.
배고픔과 점점점 멀어지면서 현대인들은 더 비정상적인 인간이 되었습니다. 조금만 배가 고프면 견디질 못하게 되어버리고 만 것 같습니다. 배고픔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또한 고독도 견디지 못하고 침묵도 견디질 못하고 아픔도 참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우리가 결심을 하고 제대로 경험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언제든 배고픔을 경험할 수 있고 배고픔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지금 배고프신가요? 배가 고프시다면 얼마나 배가 고프신가요? 여러분 지금 배고픈 정도를 1에서 10까지 숫자로 표현해본다면 어느 정도 배가 고프다고 표현하실 수 있으실까요?
배고픔과 친숙해지고 배고픈 맛을 느끼다보면 배가 비어서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날 때, 정말 배가 고파졌을 때 진지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더 큰 기쁨과 감사가 되는지 삶으로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저 습관적으로 배고프지도 않은데, 때가 되어서 먹고, 먹고먹고 계속 습관적으로 먹다보면 음식이 귀한 줄 모릅니다.
자, 그렇다면 정말 귀한 음식이라 진지라고 부릅니다. 귀하게 밥상에 올라온 음식들을 정과 성을 다해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무의식적으로 먹는 일을 벗어나기 위한 첫 걸음으로 먼저 배고픔을 한번 느껴보시고, 그리고 배고픔과 대화를 나눠보십시오. 그리고 그 배고픔과 친구가 되어보십시오. 아직도 세상에는 한끼 밥이 없어 눈물 흘리는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배고픔과 친구가 될 때 배고픈 이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고 내 음식을 그들과 나누겠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할 겁니다. 여러분 진지알아차리기의 첫걸음, 배고픔과 친구가 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 주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주기도 대로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자 절절하게 날마다 이 기도가 올려지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벗님부터 시작해보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