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잠행 11일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와 본인을 둘러싼 의혹들을 전면 부인한 데 대해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29일 윤 당선인의 국회 기자회견 직후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현안 서면브리핑을 통해 “본인이 각종 의혹에 직접 해명을 한데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검찰도 신속한 수사를 통해 논란을 조속히 종식시키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당선인은 정의연 활동에 관한 문제와 본인 개인명의 후원금 모금, 주택 구매, 딸 유학자금 문제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직접 소명했다”면서 “검찰조사를 앞두고 있어 세세한 내용을 모두 밝힐 순 없지만 오늘 다 소명되지 않은 내용은 국민께서 충분하다고 판단하실 때까지 한 점 의혹 없이 밝혀나갈 것이며 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이 국민에게 사죄하면서도 개인의 부정 등이 없었다고 말하고, 검찰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간 제기됐던 모든 문제가 이후 투명하게 밝혀지길 바란다”며 “아쉬움은 있으나 국회 개원 전에 입장을 밝힌 것은 다행이다. 이후 과정에서 국민들이 가진 의구심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혹이 커지는 동안 민주당이 윤 당선인 개인에게 책임을 돌려놓고 당으로서의 의혹 해소 노력에는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유감”이라며 도리어 민주당으로 화살을 돌렸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윤 당선인의 태도에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황규환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온 나라가 들끓는 동안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던 윤 당선인이기에, 국회의원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 애당초 진정성이 있을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면서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거절했다. 구구절절 이야기했지만 속 시원한 해명은 없었고 결국 ‘오늘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만이 묻어나는 기자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당선인은 이제 끝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틀렸다”며 “검찰의 수사와 법의 심판은 아직 시작 되지도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제 내일부터 국민들은 국회의원 윤미향을 볼 수밖에 없게 되었지만 국회의원이라는 직이 윤 당선인을 지켜줄 수는 없다. 스스로 사퇴하고 조사를 받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당 역시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은) 변명 일색, 가증의 절정”이라고 표현하며 맹비난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사죄의 말은 그저 변명의 물꼬를 트기 위한 수단이었고 감정의 동요도, 기미도 없는 기계적 낭독으로 흘리는 땀만이 그가 살아있는 사람임을 입증했다”며 “어느 하나의 의혹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하고 사족에 사족만 더하며 오로지 자신을 변명하는 그야말로 ‘안 하느니만 못한’ 기자회견이었다”라고 꼬집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