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제조업…“금융위기 이후 최악”

입력 2020-05-29 10:28 수정 2020-05-29 10:3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제조업이 예상대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위기가 제조업에도 본격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립어업 제외)은 전월 대비 2.5% 줄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0% 감소한 것이다. 특히 광공업 생산은 6.0% 줄어들며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제조업 생산이 6.4%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그 중 반도체는 15.6% 감소하며 2008년 12월(-16.9%)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고, 자동차(-13.4%)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4월부터 미국과 유럽 등 코로나19 확산과 봉쇄 정책이 제조업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 대비 5.7%포인트 하락한 68.6%를 기록했다. 역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66.8%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완성차 등 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D램 등 반도체 생산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2~3월 위축됐던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는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은 0.5% 올랐는데, 2월(-3.5%) 3월(-4.4%) 부진에서 석 달 만에 증가한 것이다. 특히 숙박·음식점업(12.7%)이 크게 늘었다.

소비 동향 지표인 소매판매액은 5.3% 증가했다. 1월부터 3월까지 감소하다가 넉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이 중 의복 등 준내구재(20.0%)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승용차 등 내구재(4.1%) 화장품 등 비내구재(1.6%)도 오름세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그러나 “반등해도 코로나19 이후 워낙 크게 하락했었기 때문에 아직 2016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국무위원식당에서 열린 '제12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1.3포인트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외환위기 이후(-2.0 포인트) 이후 최대 감소폭이기도 하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러한 지표들의 악화는 그만큼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이며 경제가 위축됐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 듯하다”고 했다.

이날 정부는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제조업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4월 산업활동동향을 언급하며 “우리가 마주한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수요 위축 등으로 인한 수출 부진 여파로 광공업 생산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며 “서비스업의 위기가 제조업에도 본격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