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살처분 조치를 시행한 농가들의 재입식이 최소 오는 9월까지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농정당국은 ASF 확산 위험이 큰 여름철에는 ‘재입식 불가’ 입장을 내놨다. ASF 방역을 위협하는 야생 멧돼지 포획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총기 사용보다는 트랩·포획틀 활용에 무게를 둘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SF 살처분 이후 사실상 폐업 상태인 261개 사육돼지농장과 관련해 여름철 재입식은 힘들다고 28일 밝혔다. ASF가 여름철에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주요 매개체인 야생 멧돼지의 활동이 여름철에 가장 활발하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또 장마철이면 ASF 바이러스가 하천 등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신 가을에는 재입식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강화된 방역시설 기준을 갖춘 농장’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준에 적합한 곳이라면 오는 9월 농장 세척·소독·점검 등 사전 작업을 거친 뒤 재입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야생 멧돼지에 대해서는 트랩·포획틀 중심으로 포획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경기 파주시 등 발생 시·군 8곳을 포함한 발생·완충 지역에서는 총기 포획 대신 트랩과 포획틀을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총기를 많이 쓸수록 야생 멧돼지들이 사냥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또 야생 멧돼지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 울타리도 보강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화천-춘천-가평을 잇는 35㎞ 구간, 미시령 옛길 23㎞ 구간, 소양호 이남 80㎞ 구간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사육돼지농장에서 ASF가 재발하지 않도록 방역 기본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