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보다는 낫다”… 이태원과 쿠팡 감염 다른 점은

입력 2020-05-29 00:06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한 부천 물류센터. 연합뉴스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중심의 감염은 집단의 성격, 지역분포도에서 차이가 있다. 정부는 전반적으로 이태원 사태보다 방역이 수월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방역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우선 쿠팡물류센터 집단감염은 이태원 클럽발 감염보다 접촉자 파악이 쉽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28일 브리핑에서 “이태원 사태는 지역사회의 여러 클럽에서 동시에 감염이 발생했고 진단검사가 필요한 모집단의 규모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태원 감염의 접촉자에 대한 조사는 15일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반면 물류센터 감염은 한 곳에서 일어났고, 근무자 정보를 확보하기가 쉬워 진단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았다. 정부는 이날 중으로 진단검사가 끝날 것으로 내다봤고, 늦어도 3~4일 안에 감염 위험에 노출됐던 이들에 대한 검사를 완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감염 위험 집단의 성격도 다르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 중에는 노출이 되길 꺼려 진단검사를 피하는 이들도 상당해 익명검사까지 진행됐다. 이에 비해 물류센터 근무자들의 진단검사 협조는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다. 확진자의 지역적 분포를 고려했을 때 광범위한 지역으로 확산될 위험도도 낮다. 물류센터 관련 감염자들은 대부분 인천, 경기도 지역 거주자다. 이태원 클럽 감염 때는 소수이긴 하지만 타 지역 거주자들이 있어 전국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기도 했다.

이처럼 두 집단감염 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낙관적 전망을 경계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리한 측면만 부각해 너무 희망적으로 기대해선 안 된다”며 “이태원 클럽발 감염도 7차 전파까지 불과 19일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물류센터 감염 사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근 일어난 집단감염의 감염경로가 대부분 파악되지 않은 점도 경계를 늦춰선 안 되는 이유다. 이태원 클럽발 감염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 해외 유입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게 전부다. 쿠팡물류센터 감염 역시 언제부터 사업장 내 감염이 이뤄졌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중대본은 이날 물류시설 방역을 위해 택배업계·물류창고 관리자가 일용직 근로자의 일자별 명부와 연락처를 작성하도록 하고, 택배 터미널과 물류창고 등 주요 물류시설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섰다. 점검대상은 전국 영업용 물류창고 1321곳, 택배 터미널 84곳이다. 관계부처는 ‘물류시설 방역지침’도 마련해 29일 발표할 계획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