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민가 나타난 백두산 호랑이 새끼…“집앞에 조용히 앉아있더라”

입력 2020-05-29 00:13
PRNCO Tiger Center 캡처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백두산 호랑이가 민가에 등장했다. 새끼호랑이는 2주 만에 전문가들에게 구조돼 재활훈련소로 보내졌다.

27일 시베리아타임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연해주 고르노보드노예 마을에서 생후 10개월 된 새끼 호랑이가 구조됐다.

이 호랑이는 구조되기 3주 전쯤 마을에서 발견됐다. 당시 호랑이는 사람을 경계하거나 위협하지 않았다. 주택 근처에 조용히 앉아있거나 마을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호랑이는 몸무게 54㎏으로 덩치가 꽤 컸지만 홀로 사냥하기에는 너무 어렸다.

마을에 온 구조 전문가들은 처음에 이 호랑이를 조용히 관찰하기로 했다. 호랑이의 어미가 찾아올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2주가 지나도 어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오래 기다린 끝에 호랑이를 구조하기로 결정했다. 호랑이는 포획 당시에도 거의 저항하지 않았다.

PRNCO Tiger Center 캡처

구조 작업에 동참한 발레리 야시메토프는 “지금까지 호랑이를 수없이 구조했지만 이렇게 얌전한 호랑이는 처음”이라면서 “며칠 동안 굶고 다닌 것 같다. 최대한 호랑이 건강을 회복하고 정상 체중으로 돌리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두산 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500~600마리로 추정되는 멸종 위기 동물이다. 서식지에 따라 아무르 호랑이, 시베리아 호랑이, 둥베이(동북) 호랑이, 조선범 등으로 불린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