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와 공간분리? 같은동서 일했다” 마켓컬리 내부고발

입력 2020-05-28 16:18
28일 장지동 서울복합물류센터 지하의 냉장센터 앞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현장 물류센터 근무자 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마켓컬리가 고객들에게 “안심하라”며 내놓은 공지사항이 사실과 일부 다르다는 증언이 나왔다.

마켓컬리는 27일 홈페이지에 ‘물류센터 일용직 근무자 코로나19 확진 관련 안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마켓컬리는 이 글에서 “확진자가 근무한 곳은 여러 물류센터 중 상온1센터”이라며 “냉장과 냉동 상품을 보관하는 다른 물류센터는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고 각 센터 근무자 간 교류는 없으니 냉장, 냉동 상품은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장지동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최근까지 수개월 간 일한 일용직 근무자 A씨는 “마켓컬리의 설명이 현장 상황과 일부 다르다”고 증언했다.

A씨는 연합뉴스에 “상온1센터와 냉장센터는 서울복합물류센터 내 같은 동에 함께 있다. 상온1센터가 3층, 냉장센터가 지하 1층”이라며 “양 센터 근무자들은 출입구와 계단·엘리베이터를 함께 이용하기에 자주 마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27일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현장 물류센터 내 방역도 미흡했다고 전했다. A씨는 “손 소독제가 곳곳에 놓여 있긴 하지만 다 써서 빈 통인 경우가 많았고 화장실에도 비누가 없었다”며 “열 감지 카메라에 달린 모니터를 직원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일용직 특성상 구내식당에서 모르는 사람과 마주 보고 함께 식사하는 일이 잦은데 앞에 앉은 사람이 확진자일까 불안했던 적이 많다”고 말했다.

A씨는 “상온1센터 근무자들이 쉬는 시간에 흡연 구역 등을 방문하며 다른 센터 근무자들과 자주 접촉했을 것”이라며 2차 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또 A씨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마켓컬리 물류센터는 코로나19가 언제 퍼지든 이상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마켓컬리뿐 아니라 건물에서 함께 일하는 다른 업체 근무자들에게도 얼마든지 전염이 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켓컬리는 지난 24일 마켓컬리 상온1센터에 출근한 일용직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7일 발표했다.

마켓컬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상온1센터 내 재고 중 방역이 불가능한 상품은 전부 폐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보건 당국의 지침에 따라 안전하게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환경이 될 때까지 상온1센터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