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콕’ 가이드] 마이클 조던과 미셸 오바마, 타이거 킹

입력 2020-05-28 15:37
이번 주 코로나 ‘집콕’ 가이드에서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넷플릭스는 드라마·영화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콘텐츠로도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번 화에는 수많은 다큐멘터리 중 최근 화제를 모은 ‘조던: 더 라스트 댄스’ ‘타이거 킹: 무법지대’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 3편을 추렸습니다.


‘조던: 더 라스트 댄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조던: 더 라스트 댄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농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마이클 조던.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10부작 다큐멘터리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는 지금까지도 최고의 승부사이자 농구 황제로 군림하고 있는 마이클 조던과 팀 시카고 불스의 1990년대 황금기를 그렸다. 지난 11일 공개된 콘텐츠는 국내외 농구 팬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다큐멘터리로 인해 조던과 관련된 스포츠의류 등 제품판매가 크게 늘었다는 해외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작품은 ‘더 라스트 댄스’라고 불렸던 마이클 조던의 마지막 1997~1998 시즌 등을 취재한 500여시간의 미공개 영상을 바탕으로 밀도 있게 제작됐다. 주인공만 조명하는 여타 다큐멘터리와 달리 시카고 불스 선수단과 구단 사이의 갈등과 같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추억의 얼굴들을 보는 즐거움도 상당하다. 황금기 시카고 불스를 이끌었던 명장 필 잭슨 감독을 비롯해 조던과 함께 코트를 누빈 동료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담겨 있다. 스코티 피펜, 데니스 로드먼, 스티브 커와 최근 불운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전성기 시절 시카고 불스가 보여주는 승리에 대한 집념과 헌신에 가까운 노력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법한 보편적인 교훈도 깃들어있다.


'타이거 킹: 무법지대'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7부작 다큐멘터리 ‘타이거 킹: 무법지대’도 지난 3월 20일 공개 이후 세계의 이목을 끈 작품 중 하나다. 콘텐츠는 공개된 후 곧장 넷플릭스 콘텐츠 인기 순위 정상에 자리매김했다. 실버스타 스탤론, 자레드 레토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본인 SNS 계정에 타이거 킹 등장인물의 분장 사진을 업로드하는가 하면, 인기에 힘입어 최근 드라마 제작이 확정되기도 했다.

‘무법지대’라는 부제에 걸맞은 충격적인 이야깃거리로 이슈 몰이를 했다. 다큐멘터리는 미국 사설 동물원에서 사자나 호랑이 등 고양잇과 동물 200여마리로 돈벌이를 하는 조 이그조틱(본명 조지프 슈라이보겔)의 이야기를 다뤘다. 동물보호단체 ‘빅 캣 레스큐’의 대표 캐럴 베스킨이 그를 고발하면서 둘 사이에는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비단 동물 학대뿐 아니라 폭력이나 방화, 살인 청부, 성 상납까지 가지각색 범죄들도 쉴 틈 없이 몰아친다.

다소 자극적이긴 하나 만듦새는 빼어난 편이다. 사건 한가운데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제작진은 5년간 이그조틱과 그를 둘러싼 일화들을 밀착 취재했다.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이달 6일 공개된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은 미국의 전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자전적 회고록 ‘비커밍’을 출간한 후 떠난 전국 순회를 담았다. 미셸 오바마는 투어에서 남녀노소, 나이 불문의 여러 사람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시카고 노동자 가정에서 자라며 겪은 수많은 난관과 퍼스트레이디로 지낸 8년의 시간도 콘텐츠 사이사이에 포개지면서 적잖은 감동을 안긴다.

이 다큐멘터리가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2018년 설립된 제작사 하이어그라운드 프로덕션이 제작한 작품이어서다. 하이어그라운드 프로덕션은 2017년 퇴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아내 미셸 오바마와 함께 차린 제작사다. 설립 후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은 하이어그라운드 프로덕션은 첫 작품 ‘아메리칸 팩토리’(2019)로 지난 1월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장편다큐멘터리상을 거머쥐었다. ‘아메리칸 팩토리’ 이후 9개월 만에 선보인 이 두 번째 다큐멘터리에서 관객은 여성의 지위 등에 대한 오바마 부부의 사회적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