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북한 없이 6·15 20주년 기념식…‘언택트’ 방식 활용

입력 2020-05-28 14:56 수정 2020-05-28 14:58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가 남측 단독으로 치러진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공동행사 개최가 어려워진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언택트(비대면) 방식을 적극 활용해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인 만큼 남북이 이를 기념했으면 했지만 코로나19 상황과 남북 정세 문제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은 데다 올 초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공동행사는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관계를 공동 발전시켜나가는 데 손을 잡는 기회가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6·15 남북공동선언 행사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SARS)가 확산된 2003년을 제외하고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금강산에서 열렸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이후 공동행사는 중단됐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등 민간단체들이 올해가 20주년인 점을 들어 몇 차례 북측에 공동행사 개최를 제안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차원의 공동행사 개최 제안도 없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여러 상황을 감안했을 때 객관적으로 공동행사 개최가 어려운 것으로 판단해 북한에 제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평화가 온다’(Peace.Come)를 주제로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 전국에서 기념행사를 연다. 코로나19를 감안해 방송과 온라인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14일과 15일에는 오프라인 행사인 ‘평화산책’과 ‘시민과 함께하는 6·15 기념식’이 진행된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될 경우엔 행사 규모를 축소하거나 장소를 바꿀 방침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