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산호인 ‘바다의 소나무’ 해송이 기생 말미잘의 공격에 줄줄이 폐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단체들은 당국이 제주 연안 생태계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한다.
녹색연합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화재청과 환경부, 해양수산부는 법정 보호종인 해송을 죽이는 기생 말미잘의 확산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녹색연합 조사에 따르면 국내 최대의 해송 서식지인 서귀포시 문섬과 범섬 일대 바닷속의 해송과 긴가지해송 등에 담홍말미잘이 기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해송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앙상하게 말라 죽는 실정이다. 담홍말미잘은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해양생태계 변화에 민감한 난류성 지표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담홍말미잘은 초기에 해송류의 뿌리와 줄기, 가지에 한두 개체씩 붙어 기생하다가 점점 영역을 넓혀 해송 가지 전체를 장악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폐사한 해송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이러한 해송의 폐사는 문섬과 범섬뿐만 아니라 송악산 형제섬 일대에서도 보고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녹색연합은 “문화재청과 환경부, 해양수산부는 해송을 법정 보호종으로 지정해 놓고 관리에는 손을 놓았다”며 “담홍말미잘이 이처럼 급격히 확산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모니터링 정보가 없어 알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해송은 세 행정기관의 사각지대에서 집단 폐사를 맞이했다. 관계기관은 더 늦기 전에 조사단을 구성해 해송뿐 아니라 보호를 받는 모든 산호충류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하라”고 했다.
해송은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멸종위기종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