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투표용지’ 제보자는 참관인… “이중 표 발견했다”

입력 2020-05-28 13:47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구리시 투표지 6장 탈취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사평론가 이봉규, 민 의원, 김기수 변호사. 엲납뉴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의 증거로 내놓아 유출 논란이 일고 있는 투표용지의 제보자를 공개했다.

민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1일 6장의 투표용지를 보여드렸는데 부정선거를 찾는 증거로 이용하기는커녕 (선관위는) 투표용지가 탈취됐다고 했다”며 “투표용지를 건네준 선생님을 모셨다”고 소개했다.

선거 참관인이었다고 신분을 밝힌 제보자는 “대표참관인으로 지켜보고 있던 중, 구리시 교문동 투표함과 인창동 투표함 박스에서 두 가지 색깔로 된 투표용지가 나온 걸 발견하게 됐다”며 “‘투표 중지’ 소리를 지르고 경찰에 신고를 한 뒤 경찰이 투표 개표 참관까지 들어와서 확인하는 중 선관위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으로부터 쫓겨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관위 직원에게 이야기해봤자 동문서답이 될 것 같아서 선관위원장에게 단상으로 올라가 요청했지만,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자’는 답을 들었다”면서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누군가가 저에게 ‘의혹이 있으니 이것도 신고하라’며 줬던 투표용지를 민경욱 의원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표용지 6장을 건네준 이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분”이라며 “사무원쯤으로 보였다. 남자, 50대 중반”으로 추정했다. 제보자는 “(그가 투표용지를) 둘둘 말아서 가져왔다. 처음에 바지 주머니에 넣고 화장실에서 펴봤다. 신고해봤자 갑론을박만 되고 해결될 것 같지 않아 자동차에 넣어놨었다”고 했다.

그는 “(투표용지를 가져간 것이) 불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부정선거에 대한 것을 발견해서 대의적 차원에서 신고하겠다고 결단한 것이다. 한 투표장에서 이중으로 종이가 나왔으면 의혹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원장도 와서 선관위 직원들을 불러서 ‘이건 이상 있다, 왜 이러나’ 했더니 선관위원이 답변을 못했다”며 “다른 분들도 항의했는데 선관위원이 ‘개표기가 읽을 수 있는 용지는 다 괜찮다’는 식으로 답했다”고 했다.

제보자는 해당 지역구의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나태근 후보를 찾아가려 했지만 후보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중진인 주광덕 통합당 의원도 연락이 되지 않아 민경욱 의원을 찾아가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는 “고민 중 민 의원이 생각나서 여의도를 찾아와 의혹이 있으니 밝혀달라고 요청했다”며 “맹세코 절도나 절취는 아니다. 앞으로 성실히 조사받을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기수 변호사는 “공익제보자는 공직선거법상 명백히 수사과정에서 보호돼야 함에도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범죄행위를 신고한 공익제보자를 오히려 범죄인으로 수사하는 반대현상이 일어났다”며 “더 이상 이 상황을 묵과할 수 없어서 공익신고자로 하여금 국민권익위에 부패행위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