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향유와 군중들의 호산나

입력 2020-05-27 22:13

이영은 목사
서울 마라나타 교회

본문 : 요한복음 12장 1~50절

얼마 전 베다니 에서는 예수님이 죽은 나사로의 시체를 무덤에서 불러내서 살리신 사건이 있었습니다.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서 다 썩은 시체가 살아날 수 있다니….

그것은 보고도 믿기 어려운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아직도 그 흥분이 가시지 않고 온 마을이 그 일로 술렁 거릴 때 주인공 예수님을 위해서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나사로의 누이 마르다는 잔치 준비로 일을 하느라 정신 없습니다.

잔치 자리에는 예수님 옆에 시체 였던 나사로가 버젓이 살아서 앉아서 웃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 잔치 자리에서 대화의 주제는 죽었던 나사로의 체험담 이었을 것입니다.

죽었을 때의 느낌과 무덤 안에서 예수님이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나왔을 때의 간증은 사람들에게 정말로 놀라운 이야깃 거리였겠지요.

죽은 사람이 살아날 수 있다니….

사람들의 관심은 죽은 사람이 살아났던 기적과 그 기적을 베푸신 예수님 이었습니다.

온통 기적에 쏠려 있을 때 나사로의 작은 누이 마리아가 향유병을 들고 예수님께 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발에 향유 한 병을 다 붓고 자기의 머리털로 그 발을 닦으니 향유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하나씩 하나씩 향유 냄새가 나는 쪽으로 쏠립니다.

오! 우리가 일년 동안 벌 수 있는 돈을 저렇게 쏟아서 낭비를 하다니….

차라리 저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이나 돕지,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한꺼번에 쏟아서 붓는 게 멍청한 일같아 보였습니다.

누가 이 일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마리아는 쓸데 없는 낭비를 한 것일까요?

오빠 나사로가 무덤에서 다시 살아서 나오는 순간 마리아의 뇌가 충격을 받으면서 순간적으로 깨달은 영적인 진리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해했을까요?

죽은 나사로가 살아나는 장면을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사건을 통해서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님의 진리를 받아들인 사람들은 어쩌면 마리아 한사람이었을 지도 모른 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들에게는 믿을 수 없는 기적, 엄청난 사건이었지만 마리아는 달랐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었습니다.

마리아는 거기서 영원히 죽지 않는 부활의 생명을 보았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자들이 받게 될 영원한 생명, 살아서 예수님을 믿으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 생명을 위해 이땅에 사람의 몸으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 하나님의 아들이 직접 몸으로 죽어서 사흘만에 다시 부활하심으로 그것을 믿는 자에게 주시는 생명, 이제 그 십자가의 죽음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예수님은 며칠 후에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것입니다.

마리아는 지금 예수님이 자기 눈앞에 앉아 계실 때 십자가 죽음을 위해서 미리 장사를 지내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의 거룩한 십자가 죽음의 장례를 치르는데 일년 월급이 아깝겠습니까?

마리아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다해서 자기의 머리털로 그 발을 씻겨 드립니다.

이제 십자가에서 나를 위해서 못 박히실 그 발을 보면서 말할 수 없는 감격으로 눈물이 흘러 향유에 섞인 마리아의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씻겨 드렸습니다.

부활 생명을 위해서 예수님의 장사를 미리 준비하는 마리아의 깊은 마음을 아무도 몰랐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붇고 그 머리털로 씻기는 마리아와 헌신과 이튿날 나사로의 기적 이야기를 듣고 몰려든 군중들이 호산나를 외치며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이스라엘 왕을 맞이하는 장면이 오버랩 됩니다.

우리는 얼마나 진리를 알고 아는 대로 행동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