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 사례에 대해 방역당국이 “반복 노출을 통해서 어느 정도 사업장 안에 감염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온파티’ 뷔페식당에서 감염된 A씨(43·여)가 증상 발현일이 가장 빠르긴 하지만, 이미 사업장 내에 초기 환자들이 퍼져 있었을 거라는 분석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구내식당이나 흡연실, 셔틀버스나 작업장에서의 접촉 등으로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며 “(부천 물류센터 감염은) 여러 번의 노출,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서 산발적으로 회사 안에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A씨 이외에도 초기의 환자들이 있지 않았을까라고 보고 있다”며 “5월 중순쯤부터 감염이 시작됐고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서 어느 정도 사업장 안에 감염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 중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A씨다. A씨는 지난 12일 하루만 물류센터에서 근무했는데, 지난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최근 확진자가 20명 넘게 잇따라 발생한 경기 부천 ‘라온파티’ 뷔페식당에서 감염된 환자다. 지난 9일 지인 가족의 돌잔치 참석차 해당 뷔페식당을 방문했고, 10대 아들도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뷔페식당은 인천 탑코인노래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택시기사(49·남)가 프리랜서 사진사로 일했던 곳이다.
이에 따라 A씨는 이달 초 이태원 킹클럽 등지를 방문한 뒤 감염된 인천 학원강사(25·남)로부터 시작해 이 강사의 제자와 택시기사로 이어진 4차 감염자로 추정됐다.
다만 A씨를 물류센터 전체에 감염을 확산시킨 ‘슈퍼전파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정 본부장은 “A씨는 지난 13일에 증상이 발병했고 그 전날에 근무한 것으로 되어 있어서 이분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있지만, 다른 여러 가지의 감염경로를 통해서 감염자들이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류센터 확진자들을 검사한 결과) 검사 당시의 무증상 비율이 20% 가까이 되고 증상을 보인 날짜는 23일 전후가 가장 많은 상황”이라며 “증상이 있었는데도 근무를 계속했는지, 방역관리자가 제대로 체크를 했는지 하는 부분들을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서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9시까지 집계된 물류창고 관련 확진자는 36명이다. 세부적으로는 물류센터 직원 32명, 동거가족 4명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인천 22명, 경기도 10명, 서울 4명이다.
방역당국은 물류센터 확진자들의 접촉자 489명(잠정)을 자가격리나 능동감사 대상으로 분류하고 직원과 방문객 4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 중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