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발생한 고교 3학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교 후 다른 학교 친구들을 수차례 만난 것으로 조사돼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차 등교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학교 안보다 밖이 더 위험하다는 걱정이 나온다.
27일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오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 A군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군은 첫 등교일인 지난 20일 등교했지만 기침 증상 때문에 점심을 먹은 후 오후 3시15분쯤 집으로 돌아갔고 21일 나이스 자가진단시스템으로 등교중지 안내를 받았다.
체온은 정상 상태였지만 기침 증상이 있었다. A군은 평소 비염 증상으로 기침증상이 있었다고 한다. 24일까지 4일간 집에 머물던 A군은 25일 다시 등교 했다. 오전 8시10분 교실 입실 후 담임교사가 A군의 기침 증상이 지속되는 것을 보고 일시적 관찰실로 A군을 옮겼다가 하교시켰고 학부모에게 연락해 검사를 받도록 했다. A군은 하루 뒤인 26일 오전 검사를 받고 같은 날 밤 확진 판정을 받았다.
A군은 그동안 수차례 친구들과 당구장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5개 고등학교(남산고·능인고·시지고·중앙고·경북예고)에 다니는 친구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친구 등 8명이 A군을 만났다. 보건당국은 오성고 등 6개 학교에 대한 등교 중지 조치를 하고 수업을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보건당국은 A군 같은 반 학생 전체(24명)와 접촉한 교직원(10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같이 당구장을 간 5개 학교 6명과 학교 밖 청소년 2명, 이들의 가족(10명) 등에 대해서도 검사를 마쳤다. 역학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접촉자 수는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A군은 학교 내에서는 급식시간 외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반 학생 이외에는 밀접 접촉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북 구미에서 대구농업마이스터고 기숙사에 입소한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 학생도 학교 밖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시교육청은 등교하기 전 교육부 나이스의 자가진단 프로그램에 의해 반드시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프로그램의 진단에 따라 2회 연속 등교중지 대상이 되는 학생의 경우 반드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검사 후 외출금지 등 자율격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안심하거나 방심하면 안 된다”며 “다른 학교 학생들과 접촉하거나 하교 후 노래방, 당구장, PC방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을 출입하는 것은 학교 내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