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안해도 해결돼요” 윤미향, 이용수 할머니 출마 막았다

입력 2020-05-27 15:49 수정 2020-05-27 15:55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8년 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 진출하려던 이용수 할머니를 만류한 사실이 드러났다.

노컷뉴스는 27일 2012년 3월 8월 녹음된 윤 당선인과 이 할머니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이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죽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당시 19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국회의원을 안 해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출마를 만류했다.

또 “(이 할머니의) 총선 출마를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이 싫어한다”는 취지의 얘기도 했다.

이에 이 할머니는 “다른 할머니들이 뭐하는 데(무엇 때문에) 기분 나빠 하느냐. 나는 그런 것 때문에 할 것 안 하고 (그러지는 않는다)”라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죽어야 한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되면 월급은 다 좋은 일에 할(쓸) 것”이라며 “(네가) 걱정되면 ‘할머니 건강이 걱정된다’고만 하면 된다”고 윤 당선인을 나무랐다.

이후 이 할머니는 2012년 3월 14일 정기 수요집회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공천 과정에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들지 못하고 탈락했다.

당시 그는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을 뵐 생각에 면목이 없어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접 나서야겠다 결단했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국회의원을 하지 않아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이 할머니의 국회의원 출마를 만류했던 윤 당선인은 8년 뒤 21대 총선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7번으로 출마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총선 전 인터뷰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진상 규명과 사과, 그리고 그것을 미래세대가 기억하도록 하는 여러 가지 활동들을 지원하고 제도적으로 장려할 수 있는 법제를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의 출마 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윤 당선인은 21대 총선에 ‘위안부 문제 해결’ 등을 앞세워 국회에 입성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