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이나영 이사장 “검찰 압수수색에 충격, 서글퍼”

입력 2020-05-27 15:26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기억연대 측이 검찰의 압수수색에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공정한 수사와 신속한 의혹 해소를 기대한다”면서도 “외부회계 검증절차를 위해 감사 자료를 준비하던 중이었고 마포구 연남동 쉼터 관련 자료를 제출하기로 검찰과 합의한 뒤였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 이사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1차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이사장은 “20일 오후 5시부터 검찰이 정의연 사무실에 대해 12시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21일 오전에는 몸이 편찮으신 길원옥 할머니가 계신 마포 쉼터에까지 들이닥쳤다”고 전했다. 이어 “23일 검찰의 출석 통보를 받았고 26일 첫 면담조사가 진행됐다”며 “검찰의 모든 수사 절차에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이사장은 “(이 할머니의) 고통과 울분, 서운함의 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이 해소되지 않고 문제 해결이 지연된 근본 원인을 스스로 돌아보며 점검하라는 뜻으로 수용한다”고 말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기지촌 여성운동가 김연자씨는 “‘김복동 언니’와 언니 동생 하며 일본의 악행을 세계에 알렸다”며 “우리의 정신과 여성운동을 위해 수요시위에 끝까지 함께하러 왔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40명 이상의 정의연 지지자들이 모여 “언론 개혁” “검찰 개혁”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특정 방송사의 카메라를 막아서고 기자에게 “나가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 진보 성향 유튜버는 이 할머니를 비난하기까지 했다. 이 장년 남성은 “그 나이에 그렇게 맛있는 걸 먹고 싶었느냐”며 “기자들이 이 할머니를 만나면 왜 그렇게 변심했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교복 차림으로 시위에 나온 정모(17)양은 “정의연도 사람들이 운영하는 단체인 만큼 실수가 나올 수 있다”며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의 목소리까지 훼손된다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최소 4곳의 보수단체들은 수요시위 인근에 집회를 신고하고 맞불을 놨다. 이들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의 구속을 주장했다. 또 평화의 소녀상 철거와 정의연 해체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위 시작 전 보수 유튜버가 수요시위 현장을 촬영하다가 정의연 지지자들과 설전을 주고받았으나 양측의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