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근무자들 “다닥다닥 붙어 식사”… 누적환자 36명

입력 2020-05-27 15:04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와 관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6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센터 내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왔다.

물류센터 근무자들은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 김모씨(40대)는 “출근할 때 관리감독자들이 근무자들의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여부를 확인했지만 그게 방역의 전부였다”며 “식당에서는 마스크도 벗고 근무자들 간 접촉이 잦았다”고 근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식당에서는 100여명의 근무자가 다닥다닥 붙어 앉아 밥을 먹었다”며 “빠른 배송을 위해 신속히 식사하려는 직원들의 대기 줄이 항상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첫 확진자가 나온 후에야 식당에 식탁 칸막이가 설치됐다.

다른 직원 A씨(28)는 “근무 중에는 마스크를 벗지 않지만 식당, 휴게실, 흡연실에서는 근무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며 “만약 감염이 발생했다면 이들 장소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근무자 B씨(20)는 “일부 근무자들은 일하는 중에 마스크를 벗기도 했지만, 관리감독자들은 세세하게 주의를 주지 않았다”며 “이곳은 단기 아르바이트생이 많고 처음 보는 근무자도 많아 관리·감독이 소홀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방역당국도 ‘방역수칙 미준수’를 집단 감염 발생의 원인으로 꼽았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부천 물류센터와 관련해 오늘 아침 9시까지 총 3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이후에도 계속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물류센터 내에서 기본적인 (방역) 수칙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국은 센터 관련자 4000여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하고 검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