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역사회에 기부해 달라며 새로운 방식의 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아 국고로 귀속되기 전에 이 돈을 받은 다음 지역 내 소외된 이웃들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정부가 기부 서약을 독려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내 기부 품앗이는 ‘울산 큰 두레’가 주측이 되어 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
민관 주도 사회적 합의체인 ‘울산 큰 두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피해 복구 합의체 구성의 필요성을 공감한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한 기관 및 민간단체장에 의해 지난달 9일 출범했다.
여기에는 울산시와 시의회, 교육청, 경찰청을 비롯해 대학, 금융기관, 경제노동단체, 문화종교단체,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공동의장단은 울산대학교 오연천 총장, 울산상공회의소 전영도 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울산지역회의 박도문 부의장,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시준 회장, 울산적십자사 김철 회장 등이다.
이 협의체는 우리 조상의 공동체 정신 상징인 ‘두레’에서 따왔다. ‘두레’ 정신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울산 큰 두레회 공동의장단은 지난 13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의 긴급재난지원금 희망 릴레이 기부 동참을 권유하며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울산시와 5개 자치단체, 상공회의소 등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가 진행하는 모금 운동은 주민자치센터에서 선불카드를 받아 그것을 주민자치센터에 기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 기부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들은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 또는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문의하면 된다.
기부를 통해 모인 재난지원금은 울산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와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에 전달되며, 지역 위기가정이나 소외 계층의 생계 지원·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보다 도움이 절실한 곳에 투명하고 긴급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울산 큰 두레는 앞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직·간접 피해 실태를 확인해 이를 치유하기 위한 행·재정 지원방안을 지자체에 제안하고, 시민사회의 자율적 기금조성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울산 관내 취약계층 지원 및 소비 활성화를 위한 울산 큰 두레 희망 기부 릴레이 캠페인에 기업체와 시민들의 많은 참여가 요구된다”고 호소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