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세계 주요 도시들과 연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온라인 국제회의를 연다.
서울시는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CAC 공유, 협력, 연대’라는 주제로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 서밋 2020’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서밋의 대표 슬로건은 ‘Together We Stand’이다. 총 15개 세션으로 진행되는 이번 국제회의에는 세계 각국의 도시 시장과 세계적 석학, 각 분야 전문가 등 120여명이 참여해 집중적인 논의를 벌인다. 특정 분야가 아닌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친 사회 전 분야를 아우르고, 세계 도시의 대응력을 공유하는 최초의 시도다. 무관중 화상회의로 진행해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전 세계를 잇는다. 영어 및 한국어 동시통역이 제공된다.
서울시는 세계 도시들의 요청으로 서울의 S방역 정책과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영문 온라인 플랫폼 CAC를 지난 4월 9일 오픈해 두달 새 방문 600만 뷰를 돌파했다. 이번 회의는 공유를 넘어 국제사회의 보다 확장된 협력과 연대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CAC 글로벌 서밋에서는 방역은 물론 기후·환경·문화·대중교통·스마트도시 등 포스트코로나 시대 10개 분야 협력과제를 도시정부 관계자 및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 토론한다. 특히 원격교육, 도시회복력과 지속가능성, 거버넌스 등을 화두로 논의가 진행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영상축사를 통해 국제회의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다.
첫날인 1일에는 전야제인 ‘프리 서밋 데이’가 열린다. 일리야 벨라코프(러시아), 수잔(네팔), 안코드(영국) 등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 인플루언서들이 코로나19 관련 생활방역을 소개하고 자국의 친구들을 화상으로 연결해 자유롭게 진행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모스크바, 자카르타 등 세계 40여개 도시 시장들이 참여하는 ‘도시정부 시장회의’를 연다. 이 회의에서는 도시정부의 역할과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감염병 대응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선언문’도 채택한다. 박 시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팬데믹 시대 도시위기를 극복할 서울의 제안’을 발표한다. 3일 기후·환경세션에서는 ‘서울형 그린뉴딜’에 대한 비전도 제시한다. 4일에는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의 저자이자 세계적 문화인류학자인 제러드 다이아몬드와 일대일 대담을 갖고 팬데믹 이후 인류의 미래와 도시의 대응에 대해 논의한다.
시는 이번 국제회의를 방역뿐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서 서울이 세계의 ‘표준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스마트도시 서울’ ‘안전특별시 서울’ ‘그린도시 서울’의 브랜드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국제회의 모든 프로그램은 서울시 공식 유튜브를 통해 한국어·영어(동시통역)로 생중계돼 세계인들이 동시에 시청할 수 있다. 전 세계 105개국 1억3800만명 시청자를 보유한 글로벌 위성방송 ‘아리랑 TV’를 통해서도 송출된다. 서울시는 이번 국제회의를 위해 시청 다목적홀에 화상회의 스튜디오와 대형 LED 화면을 설치했다. 해외 참가자들은 시장 집무실이나 자신의 서재 등 어디서나 화상회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스튜디오는 철저한 방역과정을 거쳐 설치된다. 체온과 마스크 착용 확인을 거친 발표자와 스텝 등을 중심으로 평소 다목적홀 수용인원의 10%인 50명 내외만 입장이 허용된다.
시는 이번 국제회의에서 ‘혁신기업 IR’도 마련해 유망기업의 투자유치를 전면 지원한다. 정보기술(IT) 기반 언택트 기업, 의학·의료기기 기업 등 코로나 이후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의료, 언택트 분야 혁신기업 20여개사를 전 세계에 소개한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우리는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으로 확인했다. 협력과 연대만이 전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다.”며 “서울시는 S방역을 소개하고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새로운 표준도시 비전을 전 세계와 공유하고 코로나로 촉발된 대전환의 시대,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새로운 도시의 표준이 정립되는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서울시, S방역 앞세워 ‘포스트코로나’ 표준도시 비전 제시한다
입력 2020-05-27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