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부금 모집단체들의 모금·사용실적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기부금 모집 및 사용의 투명성을 높여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부실회계·후원금 횡령 의혹이나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등의 재발을 막으려는 목적이다.
2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기부금품 모집 관련 내용을 취합해 통합 공개하는 기부통합관리시스템 구축사업에 착수했다. 이에 올해 예산 8억5000만원을 투입하며 내년 1월 가동을 목표로 정보전략계획(ISP)을 세우고 있다.
기부통합관리시스템은 기존 1365자원봉사 사이트의 일부인 1365기부포털 코너를 분리해 확대 개편하는 것이다. 현재 소관 부처별로 관리하고 있는 기부금 모집단체 관련 정보는 향후 한곳에 모여 제공될 예정이다.
정부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을 적용받는 모집단체 모두 이 시스템에 기부금품 모집계획서와 사용내역서 등 핵심 정보를 의무 공개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필요하다면 관련법 개정 등으로 법적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1365기부포털에는 기부금 모집·사용실적이 공개되고 있지만 권장 사항이어서 모든 기부금 모집단체의 현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부금품 모집·사용 관련 내용을 다 등재하도록 하고 국세청 공시내용도 연계해 한곳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하려는 것”이며 “이를 통해 기부금품 모집 활동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합뉴스 측에 전했다.
행안부는 또한 기부금 모금 내역과 사용정보 공개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의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도 개정할 계획이다.
법제처에서 심사 중인 이 개정안에 따르면 기부자가 모집·사용 내역 공개를 요청할 경우 기부금품 모집자는 14일 안에 관련 내역을 의무 공개해야 한다.
또한 모집자는 기부금품 모집을 완료했거나 기부금품을 다른 목적에 사용할 경우 사용명세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최소 30일 게시해야 한다. 기존 게시 기간은 14일이었다.
해당 시행령 개정안은 이영학 후원금 유용과 엉터리 시민단체 새희망씨앗 사건 등을 계기로 추진된 것이다. 2018년 12월과 지난해 12월 두차례 입법 예고됐으나 기부금 모집단체 측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지연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법제처에서 개정안을 심사 중이며 이르면 내달 중 심사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