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할리 설립한 광주 외국인학교, 학생수 감소로 경영난

입력 2020-05-26 18:00 수정 2020-05-31 13:10
광주 외국인학교 전경. 연합뉴스

방송인 로버트 할리(하일)가 설립한 광주 외국인 학교가 20년 만에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학교 측은 최근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운영이 어렵다며 지원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시에 요청했다. 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60∼70명의 학생이 필요한데 2018년 59명, 2019년 41명, 올해 33명으로 학생 수가 계속해서 감소한 탓에 매년 4억원의 운영 적자가 쌓인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 교류가 줄어들면서 신입생 유치도 어려울뿐더러 내국인 비율도 30% 이하로 규정돼있어 국내 학생의 유치도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 측은 지원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시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광주에 정착하는 외국인들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국제화 지표가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고급 인력 유입과 외국 기업 유치 등을 위해서는 외국인 학교의 존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초중등교육법상 각종학교로 인가된 외국인 학교를 지원할 법률적인 근거가 없어 적합한 지원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주 북구 오룡동 첨단지구에 있는 광주 외국인학교는 1999년 설립돼 2000년 8월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았다. 현재 교직원으로는 외국인 교사 14명, 행정직원 9명, 내국인 1명이 있으며 초·중·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운영하지만 학력은 인정되지 않고 사립학교법과 지방재정법에 따른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는다.

광주시 관계자는 “법령에 명시적 근거가 있는 경우 외에는 법인 또는 단체에 운영비 목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할 수 없다”며 “학교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어 지원 방안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국인 학교 측은 “2~4월 중순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예상치 못한 휴교의 연장 등으로 학교가 힘든 상황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4월 중순 이후 한국 상황이 진정돼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입학상담이 급증하는 등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