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지난 25일 기자회견 이후에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채 잠행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모처에서 그동안 여러 의혹이 불거졌던 개인 계좌 및 장부 등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되는 검찰 조사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 이후 일주일 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6일 “검찰 수사를 앞둔 만큼 윤 당선인에게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 및 회계 부실 의혹과 관련해 성실히 소명할 것을 당부했고, 윤 당선인 본인도 과거 사용했던 은행 계좌와 장부 등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하는 30일 이전에 윤 당선인이 거취 관련 표명을 하리란 관측도 나왔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윤 당선인이 별도의 입장 발표 등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며 “27일 열리는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사실관계 규명이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현 상황에서 윤 당선인이 의원직을 사퇴할 이유가 없다는 게 민주당의 기류다. 민주당은 이 할머니의 전날 기자회견에서 새롭게 제기된 의혹이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공식 채널은 아니지만 가까운 분들이 윤 당선인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당의 일관된 입장은 행정안전부와 여성가족부, 국세청 등의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윤 당선인에게 국민적인 각종 의혹이 제기된 만큼 본인이 성실히 해명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윤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남인순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 의혹은 소명해야 하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썼다.
한·일 관계 해결에 앞장서온 강창일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 할머니가 지적한 근본적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해명할 것은 해명해야 한다”며 “이렇게 시끄럽게 된 것 자체가 사과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