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에서 미술학원에 다니던 유치원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인근 유치원과 초등학교들이 등교수업을 6월로 연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 강서구 미술학원 감염 사례를 기준으로 확진자 발생 시 등교중지 및 원격수업 전환 여부에 대한 지침 등을 담은 ‘등교수업 운영방안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미술학원 수강생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유치원생과 밀접접촉한 학생들이 다니는 유치원 4곳과 초등학교 7곳이 27일로 예정됐던 등교를 미뤘다. 확진자가 발생한 유치원은 6월 8일 이후에 개원한다. 다른 유치원 3곳은 6월 1일과 3일에 각각 개원한다. 7개 초등학교 중 밀접접촉자가 많은 공진초는 6월 3일, 나머지 6개 초등학교는 6월 1일 등교수업이 시작된다.
서울 양천구 은혜교회 확진자와 관련해 등교 연기를 검토하던 인근 초등학교 4곳 가운데 2곳도 6월 1일로 등교수업을 연기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중학교 2학년생 확진자가 발생한 노원구 중학교는 등교 전이라 수업 연기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학교와 유치원 또는 인근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학교장이 교육청과 협의해 등교 중지를 결정할 수 있게 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접촉자 전원에 대한 격리와 검진을 실시하고 유치원 및 학교 시설은 2일간 방역한다. 긴급돌봄도 즉각적으로 2일간 중지된다. 이날 긴급돌봄 중 확진자가 발생한 은평구 연은초의 경우 매뉴얼에 따라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중학생들은 이번 학기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내신 성적이 입시에 중요한 고3은 중간·기말고사를 모두 치른다.
교육청은 서울시 모든 중학교에 중간고사는 치르지 않고 기말고사만 실시하도록 강력 권고했다. 학교와 학생의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다. 중간고사 실시 여부는 학교별·교과별 특성을 감안해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지만 중학교의 경우 순차 등교로 등교수업 일수가 고등학교에 비해 매우 부족한 상황이 반영됐다.
교육청은 “고등학교와 달리 중학교는 내신이 절대평가로 고교 입시에 결정적인 비중을 갖지 않고 학생들이 자신의 등급이 어느 정도인지만 파악하면 되는 상황을 고려했다”며 “학생들의 학업 부담과 방역에 힘을 쏟고 있는 선생님들의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고등학교의 경우 1학기 수행평가 영역 및 비율과 서술형·논술형 평가 비율 등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이미 수행평가 비율을 절반으로 감축했지만 이번 대책으로 학교가 평가의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학교 여건에 따라 당일 등교 학생 중 희망자에 한해 오후 6시 정도까지는 자율학습을 할 수 있다.
교육청은 등교수업 이후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초등돌봄교실을 촘촘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돌봄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학교의 돌봄수용 범위 내에서 최대한 수용하고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기존 긴급돌봄과 같다.
한편 올해 2학기부터는 고등학교 전면 무상교육이 실시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내년으로 예정됐던 고1 무상교육을 올해 2학기로 앞당겨 시행하기 위해 자체 예산 452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조기 완성을 통해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교육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조 교육감은 “학생 1인당 2학기에만 97만원의 학부모 부담이 경감되고 1년으로 치면 200여 만원의 교육비가 줄어든다”며 “고1 무상교육 9월 전면 실시는 교육청만의 예산을 이용해 정말 힘들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