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기 앞둔 헝가리 유람선 참사…가해 선장 ‘혐의 부인’

입력 2020-05-26 13:31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를 추돌한 크루즈 '바이킹 시긴' 호 . AP뉴시스

지난해 25명의 인명피해를 낸 헝가리 유람선 사고 발발 1주기가 다가온다. 사고 선박의 선장은 현재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사고 선박 선장과 관련한 재판은 오는 28일 헝가리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헝가리 당국이 봉쇄 조처를 내리면서 9월로 연기됐다. 앞서 지난달 20일 열릴 예정이던 재판은 한 차례 연기됐다.

사고 후 헝가리 경찰은 지난해 10월 바이킹 시긴 호의 유리 카플린스키 선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카플린스키 선장은 헝가리 형법 제233조 교통 방해로 다수의 인명 손상을 가한 혐의와 제166조 사고 후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선장은 지난해 11월 검찰 기소 이후 지난 3월 예심부터 혐의를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선장이 혐의를 인정하면 징역 9년 및 선박 운항 금지를 구형할 방침이라고 말했지만 선장은 신장 등 건강 문제를 제기하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바이킹 시긴' 호의 유리 카플린스키 선장(오른쪽). EPA연합뉴스

한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33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는 지난해 5월 29일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야경 투어에 나섰다가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에 후미를 받혀 충격으로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이 사고로 한국인 25명이 목숨을 잃었고, 당시 허블레아니 호에 있던 헝가리인 선장과 승무원도 모두 숨졌다.

사고 현장에 급파된 정부 신속 대응팀과 헝가리 당국이 수중 수색에 나섰지만 계속되는 궂은 날씨에 강물이 불어나 난항을 겪었다. 실종자 1명은 여전히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바이킹 이둔 호 선장은 사고 당시 바이킹 시긴 호를 뒤따라가며 현장에 있었지만 물에 빠진 피해자를 구조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선장은 현재 전자 발찌를 착용한 상태로 가택에 연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 두 크루즈선은 같은 회사 소속으로 알려졌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