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위안부단체 “이용수 할머니, 그동안 쌓인 것 폭발하신 듯”

입력 2020-05-26 10:55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위안부 피해자 인권단체인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 행동’(CARE) 김현정 대표가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을 보고 “그동안 쌓여왔던 문제의식이 폭발하신 듯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6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어 “해외활동가들도 이용수 할머니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밝혔다.

이 할머니는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정의연)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할머니를 처음 만난 것은 2007년 미국”이라며 이 할머니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2007년 미국 워싱턴 연방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이 채택됐을 때 해외에서 위안부 캠페인을 했었다”며 “당시 이용수 할머니를 한 달간 미국에 모셨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통역을 맡으면서 이용수 할머니의 말씀을 가까이서 아주 많이 들었다”는 김 대표는 이용수 할머니를 “굉장히 말도 잘하고 이해도 빠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동안 활동을 하면서 지켜봐 온 이용수 할머니는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스마트 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번 기자회견 이후 이용수 할머니를 돈 욕심이 난 노인네처럼, 어떨 때는 치매 노인 환자처럼 몰아가는데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7년 12월 30일(현지시간) 김현정 대표가 미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2015년 위안부 이면합의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김 대표는 “할머니가 그동안 정대협과 30년 활동을 해오면서 쌓여왔던 문제의식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폭발한 것 같다”며 이용수 할머니의 심경을 추측했다. 그는 “물이 오래 고이면 썩기 마련”이라면서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듣고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다만 김 대표는 “30년 동안 정의연이 온 마음을 다 쏟아서 열심히 노력해온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라디오에서 앵커가 “이용수 할머니가 30년 동안 끌려다녔다고 증언했는데 어떤 부분을 말한 것 같냐”고 묻자 김 대표는 “단적인 예로 이용수 할머니가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 사실을 모르고 계셨다”며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후에 분노하셨다”고 답했다.

끝으로 그는 “윤 당선인이 ‘나비’라는 단체를 만들었는데 그 이후로 위안부 활동 연대체가 분열됐다”면서 “이런 문제들을 지켜보면서 오랫동안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 제기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