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기 회복 속도 외환·금융위기보다 느리다

입력 2020-05-26 11:00
각 경제위기 별 BSI 상승폭. 한경연 제공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6월 전망치는 68.9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61.8) 대비 7.1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나 여전히 70선을 넘지 못하며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5월 실적치는 70.6으로 61개월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한경연은 경기 전망이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70선을 밑돌 정도로 낮고, 과거 위기에 비해서 회복속도가 더디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2009년 1월 최저치(52.0) 기록 후 두 달 만에 24.1포인트가 상승한 반면, 이번 위기 때는 지난 4월 최저치를(59.3) 기록 후 같은 기간 9.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때는 같은 기간 13포인트 상승했다(표 참조).

6월 전망치 부문별로는 내수(71.4), 수출(71.1), 투자(77.0), 자금(78.2), 재고(104.8), 고용(85.2), 채산성(76.2)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2.1), 의류·신발(50.0), 의료·정밀기계(50.0), 비금속 광물(55.0), 금속 및 금속가공(55.2) 순으로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요 회복이 더디고 주요국 해외 공장의 셧다운으로 내수와 수출이 부진했다.

제조업의 자금사정 전망(73.9)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66.4)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 활동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위축되고, 금융기관 대출여건도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한경연은 분석했다. 일부 기업들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연장에 실패하고 해외 매출채권 회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공급의 복합적 충격이 겹쳐 경기 전망이 여전히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5월 실적치는 70.6을 기록하며 61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부문별로는 내수(74.2), 수출(72.0), 투자(76.8), 자금(82.6), 재고(107.3), 고용(84.9), 채산성(78.4)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뜻하고 100보다 높으면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가리킨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