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48일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를 전면 해제한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해 극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늑장 대응 논란과 감염 재확산 우려 속에 나온 발언이라 시선을 끈다.
2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긴급사태를 전면 해제한 데 대해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크게 줄고 사망자 수도 감소하는 추세”라며 대책이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계속해서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한 것도 칭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발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25일 코로나19 정부 대책본부 회의에서 도쿄도·사이타마현·가나가와현·지바현 등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와 홋카이도에 유지되던 코로나19 긴급사태를 풀기로 결정한 뒤 나왔다.
앞서 일본 정부는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중 42개 지역에 선포된 긴급사태를 해제했지만, 도쿄 등 5개 지역은 확산을 우려해 남겨둔 바 있다.
다만 WHO는 아직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이 “중남미, 남아시아, 아프리카는 감염병 확대 국면에 있다”며 “우리는 아직 (코로나19) 제1파의 한복판에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내에서는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발언을 두고 환영하는 반응이 많지만,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특히 최근 일본 정부가 WHO에 764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뒤라 정치적인 메시지라는 시선도 있다. 트위터상에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일본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자마자 아첨을 시작하고 있다. 정말 알기 쉬운 사람”이라는 비난이 나온 이유다.
아울러 “아베가 아닌 의료진과 국민의 노력”이라거나 “숫자만 보면 성공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반응도 많았다. 최근 하루 확진자 수가 20~30명대로 진정세를 보이지만, PCR(유전자증폭) 검사 부진 등 늑장 대응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비판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