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 골프 치러 하와이 자주 가”
트럼프, 마스크 안 쓴 채 ‘메모리얼 데이’ 기념식 참석
바이든, 마스크 쓰고 참전용사 기념관 방문…10주만 외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24일 이틀 연속 골프를 친 데 대해 비판 여론이 일자 “가짜뉴스”라며 언론 탓을 하면서 “그들은 미쳤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바마는 ISIS(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가 훌륭한 젊은이를 끔찍하게 살해한 직후에도 골프를 쳤다”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약간의 운동과 야외를 가기 위해 내가 지난 주말 골프를 친 내용을 다룬 기사들이 있었다”면서 “가짜 그리고 완전히 부패한 뉴스들은 그것(골프)이 대단히 심각한 죄처럼 들리게 했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고 꼬집었다. 또 “그들이 말하지 않는 것은 이것이 거의 석 달만에 처음 친 골프라는 점”이라며 “만약 내가 3년을 기다렸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늘 그렇듯 때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향해 “그들은 증오와 정직하지 않은 것으로 병들어 있다”면서 “그들은 진정으로 미쳤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사실상 굳힌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하하는 별명인 ‘졸린 조’라고 부르면서 “그들(언론)은 ‘졸린 조의 형편없는 직업윤리나 오바마가 골프장에서 보낸 그 모든 시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도 골프를 즐겼다는 얘기를 또다시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가 크고 꽉 찬 747기를 타고 골프를 치러 자주 하와이로 날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오바마는 ISIS가 훌륭한 젊은이를 잔인하게 살해한 직후에도 골프를 쳤다”면서 “(이는) 전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SIS를 산산조각 낸 것은 나”라며 “나는 엉망진창 상태를 물려받았었다”고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인 이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국립기념관인 맥헨리 요새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맥헨리 요새는 200여년 전 영국군에 맞서 싸운 ‘볼티모어 전투’의 역사적 장소다.
그는 연설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우리나라와 세계는 보이지 않는 적에 맞서 새로운 형태의 전투를 벌였다”면서 “우리는 바이러스를 정복할 것이고 미국은 이 위기에서 새롭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에는 약 200명이 참석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연단도 객석과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멜라니아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힌 바이든 전 부통령도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인근의 참전용사 기념관을 찾았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에 흰장미 화환을 헌화하며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의식한 듯 검은색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썼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이 지난 3월 15일 워싱턴 CNN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렸던 민주당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것을 마지막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뒤 거의 10주 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바이든의 이번 외출이 외부 활동 재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