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물귀신 작전’…“오바마는 젊은이 살해됐을 때 골프쳤다”

입력 2020-05-26 10:24 수정 2020-05-26 10:35
트럼프 “가짜뉴스…그들은 미쳤다” 언론 비난
트럼프 “오바마, 골프 치러 하와이 자주 가”
트럼프, 마스크 안 쓴 채 ‘메모리얼 데이’ 기념식 참석
바이든, 마스크 쓰고 참전용사 기념관 방문…10주만 외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25일(현지시간) ‘메모리얼 데이(현충일)’를 맞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국립기념관인 맥헨리 요새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24일 이틀 연속 골프를 친 데 대해 비판 여론이 일자 “가짜뉴스”라며 언론 탓을 하면서 “그들은 미쳤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바마는 ISIS(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가 훌륭한 젊은이를 끔찍하게 살해한 직후에도 골프를 쳤다”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약간의 운동과 야외를 가기 위해 내가 지난 주말 골프를 친 내용을 다룬 기사들이 있었다”면서 “가짜 그리고 완전히 부패한 뉴스들은 그것(골프)이 대단히 심각한 죄처럼 들리게 했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고 꼬집었다. 또 “그들이 말하지 않는 것은 이것이 거의 석 달만에 처음 친 골프라는 점”이라며 “만약 내가 3년을 기다렸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늘 그렇듯 때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향해 “그들은 증오와 정직하지 않은 것으로 병들어 있다”면서 “그들은 진정으로 미쳤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사실상 굳힌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하하는 별명인 ‘졸린 조’라고 부르면서 “그들(언론)은 ‘졸린 조의 형편없는 직업윤리나 오바마가 골프장에서 보낸 그 모든 시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도 골프를 즐겼다는 얘기를 또다시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가 크고 꽉 찬 747기를 타고 골프를 치러 자주 하와이로 날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오바마는 ISIS가 훌륭한 젊은이를 잔인하게 살해한 직후에도 골프를 쳤다”면서 “(이는) 전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SIS를 산산조각 낸 것은 나”라며 “나는 엉망진창 상태를 물려받았었다”고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다.

흰장미 화환을 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메모리얼 데이(현충일)’를 맞아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인근의 참전용사 기념관을 찾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의식한 듯 검은색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썼다. AP뉴시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인 이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국립기념관인 맥헨리 요새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맥헨리 요새는 200여년 전 영국군에 맞서 싸운 ‘볼티모어 전투’의 역사적 장소다.

그는 연설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우리나라와 세계는 보이지 않는 적에 맞서 새로운 형태의 전투를 벌였다”면서 “우리는 바이러스를 정복할 것이고 미국은 이 위기에서 새롭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에는 약 200명이 참석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연단도 객석과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멜라니아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힌 바이든 전 부통령도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인근의 참전용사 기념관을 찾았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에 흰장미 화환을 헌화하며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의식한 듯 검은색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썼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이 지난 3월 15일 워싱턴 CNN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렸던 민주당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것을 마지막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뒤 거의 10주 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바이든의 이번 외출이 외부 활동 재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