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광주환경공단 민선7기 청사진

입력 2020-05-26 09:00

#광주환경공단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광주천 인접 기존 좌·우 하로를 자전거와 보행자 전용도로로 분리 지정했다. 광주천이 흐르는 방향을 기준으로 분산교~세월교 15.6㎞ 좌하로는 자전거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대신 건너편 우하로 17㎞는 보행자들이 편히 걸을 수 있도록 ‘발상의 전환’을 꾀한 것이다. 공간이 분리되면서 크고 작은 인명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이후 자전거 라이딩족과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한곳에서 뒤엉켜 겪던 불편함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공간이 분리되면서 크고 작은 인명사고도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시민들의 일상을 섬세히 배려한 환경공단의 선제적 결정이 일으킨 작은 변화다.

#금남로와 상무로 등 광주 도심의 주요 간선도로는 올해 여름부터 맨발로 서 있기 힘들 만큼 아스팔트가 뜨거워지는 열섬현상과 키 높이 상공에서조차 시커먼 먼지가 떠도는 도로상의 불편을 덜게 된다. 환경공단이 지하철 역사에서 유출돼 버려지는 깨끗한 지하수를 분사해 지면 온도를 낮추고 먼지를 제거하는 도로 정화시스템 ‘클린로드’ 시스템을 전면 가동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방식으로 도로 중앙분리대에 설치된 살수 노즐을 통해 일종의 ‘인공안개’를 만드는 ‘쿨링 포그’ 시스템도 함께 가동된다. 11월 말까지 6개월 동안 하루 최대 4회 가동돼 도심 속 ‘찜통더위’와 열섬현상을 완화하게 된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국가정보원 전신인 안전기획부 청사에 세워졌던 비문(碑文) 속 무시무시한 표어가 아니다. 광주시 산하 공기업 광주환경공단(이하 환경공단)의 민선7기 청사진이다.

시민들이 먹고 쓰고 버린 온갖 것들이 자연으로 돌아가 다시 자연의 법칙에 따라 순환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자는 취지다.

환경공단은 하수처리장·음식물자원화시설 등 환경기초시설을 관리·운영하면서 시민생활과 밀접한 각종 폐기물의 완벽한 처리를 통해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광주천·영산강을 만드는 첨병 역할에 몰두하고 있다.

안정적 시설운영에서 더 나아가 시민들이 체감하는 ‘환경 혁신’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음지’에서 묵묵히 향상시키고 있다. 환경공단은 ‘환경 대란’ 없는 광주가 기본 목표지만 폐기물을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하는 등 ‘양지’에도 과감히 나서고 있다.

지난해 제1하수처리장의 경우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하수 찌꺼기와 음식물쓰레기 폐수 유기물질로 980만㎥의 바이오가스(CH4)를 생산해 37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화석연료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 사용해 같은 기간 1만2227톤t 해당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환경공단의 시의적절한 위기관리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나주 열병합발전소가 운영을 멈추면서 고형폐기물(SRF)시설 가동까지 함께 중단됐지만 환경공단은 광주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생활폐기물을 광역위생매립장에서 전량 처리했다.

이로인해 행정안전부와 환경부 ‘폐기물 처리시설 운영실태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환경공단은 올해 크게 2가지 역점사업을 추진한다. ‘음식물류폐기물 대란 없는 공공시설 처리 강화’와 생활쓰레기의 효율적 처리를 위한 ‘폐기물 성상조사’다.

공단은 광주시의 ‘음식물쓰레기 30%감량’ 정책에 발맞춰 음식물쓰레기를 획기적으로 감량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평균 90%의 처리율을 최대 93%까지 강화해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는다는 것이다. 광역위생매립장에 매립되는 생활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폐기물 성상조사’도 마찬가지다. 공단은 이를 위해 다음 달부터 광역위생매립장에 반입되는 생활폐기물의 구체적 성상을 조사한다.

종량제봉투에 담겨오는 쓰레기의 구체적 실상을 조사하고 향후 광주시 쓰레기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 대책을 강구한다. 환경공단은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차원에서 환경단체, 폐기물 분석 전문기관의 공동 참여를 요청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일반시민들도 참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환경공단은 사회공헌과 환경교육 프로그램 운영도 다채롭게 진행하고 있다. 유치원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민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최근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어려움을 이웃들과 나누기 위해 지역 화훼농가 꽃 사주기 운동, 노사 공동 헌혈행사, 달빛마스크 대구 전달행사 등을 활발히 벌였다.

이와 함께 전체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모금활동을 전개해 광주지역 공공기관들과 십시일반 모은 1억3000만 원을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광주환경공단은 2013년 6월 완공된 제2음식물자원화시설과 효천하수처리장, 위생처리장, 광역위생매립장, 광주천·영산강 관리시설 등 각종 환경기초시설을 친환경적으로 운영해 시민행복을 증진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쓰레기나 폐기물을 버리는 데도 일일이 돈을 들여야 하는 시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안성맞춤형 환경시책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 문을 연 이후 2013년 광주환경시설공단에서 광주환경공단으로 공단 명칭을 바꿨다. 현재 이사장과 상임이사, 안전감사실, 경영지원부 외에 광주·송대·향등·하천·유덕 사업소 등 5개소, 미래혁신팀 등 19팀에서 284명이 근무 중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