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림동의 한 주택가에서 여성을 뒤쫓아 집까지 들어가려고 시도했던 30대 남성에 대해 대법원이 구속을 취소했다. 그는 28일 석방될 예정이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강간) 등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조모씨(31)가 낸 구속취소신청을 지난 22일 인용했다.
대법원은 오는 28일자로 조씨에 대한 구속 사유가 소멸된다며 구속을 취소하기로 했다. 형사소송법 제93조는 ‘구속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된 때에는 법원은 직권 또는 검사, 피고인, 변호인 등의 청구에 의해 결정으로 구속을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씨는 지난해 5월 2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소재 원룸에 사는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10분 이상 현관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등 집에 침입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조씨는 당시 술에 취한 피해 여성을 발견한 후 옷 속에 넣어둔 모자를 꺼내 눌러 쓴 다음 원룸까지 약 200m를 뒤따라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여성이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바로 쫓아가 문을 잡았지만, 문이 닫혀 안으로 들어가는 데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이 ‘신림동 강간미수’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기도 했다.
1심은 강간미수 범죄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설령 범죄 의도가 있었더라도 실행착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주거침입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조씨가 강간의 고의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들지만, 확실한 증명이 없는 경우 유죄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주거침입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 1년 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5월 조씨에 대해 “도망염려 등 구속사유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