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는 울분을 토했다.
이 할머니는 25일 오후 2시40분쯤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계획된 시간은 2시였지만, 취재 인파가 몰려 기자회견 장소가 변경된 탓에 시작이 지연됐다.
휠체어를 타고 도착한 이 할머니는 아픈 과거를 회상하면서는 울먹였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향해서는 분노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의 ‘과대 대표’ 문제를 지적했다. 강제로 노동력을 착취당한 정신대와 성을 착취당한 위안부는 다른데, 정대협이 위안부 피해자를 끌어들여 이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할머니는 이유도 모른 채 윤 당선인이 모금을 진행했다는 얘기를 꺼내며 분노했다.
이 할머니는 “1992년 6월 25일 (위안부 피해를) 신고할 적에 윤미향 간사가 모임 있다고 해서 어느 교회에 갔다. 그날따라 일본 어느 선생님이 정년퇴직 후 1000엔을 줬다며 100만원씩 나눠 주더라. 그게 무슨 돈인지 몰랐고 그때부터 (정대협이) 모금하는 걸 봤다. 왜 모금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30년을 이유도 모른 채 끌려다녔다”면서 “왜 모금을 하는지도 몰랐다. 30년 동안 ‘사죄해라’ ‘배상해라’ 이야기하면서 모금을 하러 다녔다. 학생들 돼지저금통도 털어 (모금을) 받았다. 그게 당연한 건 줄만 알았다. 30년을 쭉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위안부랑 정신대가 어떻게 같나. 정대협이 정신대 대책만 하지,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에 고명으로 사용하나”라며 “정대협은 위안부 문제에 해당하지도 않았는데 뭣 하러 일본이 사죄하고 배상하겠나. 정대협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 내가 왜 팔려야 하냐”며 울분을 토했다.
정대협의 ‘피해자 중심주의’도 도마에 올랐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이 자신을 성폭행한 아픈 기억을 고통스럽게 털어놓으며 “정대협은 이걸 밝혀줘야 했다. 하지만 할머니를 앉혀서 증언 한번 받은 적 없다”며 “그냥 모여 놓는데, 밥 먹는데 ‘어디 갔다 왔습니까’ 그걸 가지고 체크했다”고 밝혔다. 정대협이 깊이 있게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 할머니는 최근 윤 당선인의 용서를 받아들였다는 보도에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할머니는 “어느 날 저녁 문을 열어달라고 해서 열어주니까 윤 당선인이 싹 들어오더라. 너무 놀라서 넘어갈 뻔했다. 윤 당선인이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더라”라며 “뭐를 용서하나. 뭘 가져와야 용서하지. ‘(의혹들을) 보니까 엄청나더구나 그것은 검찰에서 다 할 것이고 내가 며칠 후에 기자회견 할 테니 그때 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리고 밖에 나갔는데 교수를 포함해 여러 사람이 있더라. 뻔뻔스럽기 짝이 없었다”며 “윤 당선인이 ‘한 번 안아달라’고 말해서 ‘이게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안아줬다. 30년을 같이 했으니 원수는 아닌데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눈물이 왈칵 났을 뿐 그걸 가지고 용서했다는 기사는 너무 황당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이 사람은 자기 맘대로 한다. 30년 같이 했는데 한마디 말도 없이 맘대로 팽개쳤다. 자기가 사리사욕 차려서 맘대로 또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나갔다”며 “속이고, 이용하고,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저 사람(윤 당선인)이 받아먹었다. 이런 것도 모르고 무슨 용서를 바라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데모(수요집회)에 나온다. 그분들이 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검찰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죄인데 아직 (본인들이 저지른) 죄를 모른다. 그건 다 검찰에서 밝힐 것이다. 정의연이 위안부를 가지고 했던 일은 도저히 용서 못 한다. 이 또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