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 전신)가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해 왔다고 주장하며, 정의연의 불법·부정 행위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면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대구의 한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대협의 운동 방식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이 무엇 때문에 위안부 할머니와 (근로)정신대 할머니를 합해서 쭉 이용했느냐”며 “정대협이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 위에 고명으로 사용했느냐”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는 또 “(정대협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면서 “내가 왜 팔려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이런 생각에 자다가 일어나서 펑펑 울었다”며 “정대협에서 위안부를 이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를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왜 성노예냐”며 “그 더러운 성노예 소리를 왜 하느냐고 하니 (정대협 측에서) ‘미국이 들으라고, 미국 사람이 겁내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다”고도 했다.
이 할머니는 최근 본격화된 검찰 수사를 통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불법·부정한 행위가 드러나면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의 각종 모금 활동 및 안성 쉼터 관련 의혹 등을 언급하며 “죄인데 죄인줄 모르는 것은 다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며 “이 또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을 향해 날카롭게 세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이) 30년이나 같이 했는데, 한마디 말도 없이 마음대로 (나를) 팽개쳤다”면서 “그 사람은 자기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죄를 지었으면 죄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 할머니로부터 기자회견 참석을 요청받았지만, 끝내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의연 관계자는 이 할며니 기자회견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봤다. 마음이 아프다. 저희가 할머니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이후 발표한 설명자료에서 “1990년대 초 활동 시작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신대’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정대협은 일관되게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활동해 온 단체”라고 해명했다. 이어 “성노예는 피해의 실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학술적으로 구성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대구=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