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이 위안부 팔아먹었다” 이용수 할머니 작심 기자회견

입력 2020-05-25 16:58 수정 2020-05-25 19:24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 전신)가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해 왔다고 주장하며, 정의연의 불법·부정 행위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면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대구의 한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대협의 운동 방식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이 무엇 때문에 위안부 할머니와 (근로)정신대 할머니를 합해서 쭉 이용했느냐”며 “정대협이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 위에 고명으로 사용했느냐”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는 또 “(정대협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면서 “내가 왜 팔려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이런 생각에 자다가 일어나서 펑펑 울었다”며 “정대협에서 위안부를 이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를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왜 성노예냐”며 “그 더러운 성노예 소리를 왜 하느냐고 하니 (정대협 측에서) ‘미국이 들으라고, 미국 사람이 겁내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다”고도 했다.

이 할머니는 최근 본격화된 검찰 수사를 통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불법·부정한 행위가 드러나면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의 각종 모금 활동 및 안성 쉼터 관련 의혹 등을 언급하며 “죄인데 죄인줄 모르는 것은 다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며 “이 또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을 향해 날카롭게 세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이) 30년이나 같이 했는데, 한마디 말도 없이 마음대로 (나를) 팽개쳤다”면서 “그 사람은 자기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죄를 지었으면 죄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 할머니로부터 기자회견 참석을 요청받았지만, 끝내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의연 관계자는 이 할며니 기자회견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봤다. 마음이 아프다. 저희가 할머니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이후 발표한 설명자료에서 “1990년대 초 활동 시작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신대’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정대협은 일관되게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활동해 온 단체”라고 해명했다. 이어 “성노예는 피해의 실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학술적으로 구성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대구=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