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유출 누가?… 이용수 “윤미향 방문에 놀라 넘어갈뻔”

입력 2020-05-25 15:24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철통보안 속에 관리되던 이용수(92) 할머니의 숙소 정보를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할머니가 윤 당선자의 ‘돌발 방문’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이 할머니는 2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정의연 회계 투명성 문제 등을 둘러싼 2차 기자회견에서 지난 19일 윤 당선인의 방문에 대해 “저녁에 나갔다가 들어와서 있는데 문을 열어달라고 해서 열어주니까 윤미향이 들어왔다. 너무 놀라서 (뒤로) 넘어갈 뻔했다”고 회상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정의연의 문제점 등을 고발하는 1차 기자회견 이후 대구지역 시민단체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과 측근들의 도움을 받아 호텔 등을 전전하며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 측이 찾아와 회유를 시도할 것을 우려해 일부러 피했던 것이다.

그런데 윤 당선자가 갑자기 대구 한 호텔에 머물던 이 할머니를 찾아와 일방적으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일이 발생했다. 할머니는 주위 사람들에게 “누가 내 숙소를 알려준 것이냐”며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의 숙소 정보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윤미향이 와서 무릎을 꿇고 용서해 달라더라. 그래서 내가 며칠 후 기자회견 할 테니 오라고 했다. (윤미향과 함께 온 이들 중에) 소위 교수라고 하는 사람을 비롯해 여럿이 있었는데, 뻔뻔하기 짝이 없더라”고 말했다.

이어 “원수 진 것도 아닌데, 윤미향이 한번 안아달라기에 ‘그래 이게 마지막이다’ 하는 생각으로 안아줬다. 30년을 같이 해 왔는데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나도 인간인지라 눈물이 왈칵 나더라. 그래서 (윤미향을) 안고 울었는데, 그걸 가지고 ‘용서했다’는 말이 나오더라. 너무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