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정대협, 위안부 증언 받은 적 없어…바보같이 당했다”

입력 2020-05-25 15:22 수정 2020-05-25 16:06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는 25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현 정의기억연대)가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자신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를 용서하지 않았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2시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공장에 다녀온 (정신대) 할머니와 위안부 할머니는 다르다”며 “정대협은 정신대 문제만 하지 무슨 권리로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30년을 (모금)해와도 왜 그런지 몰랐다”며 “‘사죄해라’ ‘배상해라’ 이야기하면서 모금을 하러 다녔다. 학생들 돼지저금통도 털어 (모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내가 바보 같이 당하면서 여태까지 말도 못했나, 이걸 생각하니 기자회견에선 이것을 반드시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 할머니는 또 정대협이 그동안 할머니들의 증언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대협이라고 해놓고는 한 번도 할머니들 앉혀서 증언 한 번 받은 적 없다”며 “그냥 모여서 노는데 밥 먹을 때도 ‘어디 갔다 왔나’만 채근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에 대해서도 “용서한 적 없다”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왔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안아줬는데 자신이 모든 걸 용서한 것처럼 기사가 나갔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자기 마음대로 한 것인데 내가 무엇을 용서하나”라고 되물으며 “30년 넘게 (나를) 속이고, 이용하고, 재주는 곰이 넘고 예산은 돈은 자기가 받아먹었다”고 주장했다. 고가매입 논란이 인 안성 쉼터에 대해서는 “쉼터를 화려하게 지어놓고 윤미향, 그 엄청난 대표의 아버지가 살더라”며 “검찰에서 부정을 다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앞으로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데모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지 (위안부 운동이) 끝내는 것은 아니다”며 “학생들이 결국은 그 나라 주인이다. 일본이 왜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하는지 한국과 일본 학생들이 교류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끝까지 당하고 있는 제가 너무 부끄럽다. 하늘나라에 가서 (위안부)할머니들에게 ‘내가 이렇게 해결하고 왔다’며 언니 동생들에게 용서를 빌려고 한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