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30년간 이유도 모른 채 끌려다녔다. 왜 모금을 하는지 몰랐다”며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에 대한 추가 폭로에 나섰다.
이 할머니는 이날 “1992년 6월 25일 당시 간사였던 윤미향씨가 나흘 뒤 모임이 있다고, 오라고 해서 갔다. 어느 교회에 갔는데 일본 어느 선생님이 정년퇴직을 하고 얼마를 줬다면서 돈을 쓱 나눠줬다”며 “그게 무슨 돈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부터 모금을 하는 것을 봤다. 왜 모금을 하는지도 몰랐다”면서 “농구선수들이 농구를 하는데 그 앞에서 기다리며 모금을 한 적도 있다. 그 돈을 받아올 때도 왜 그런지 몰랐다. 조금 부끄러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농구경기가 끝난 뒤 돈을 받아서 나오더라. ‘배가 고픈데 맛있는 것 좀 사달라’고 하니까 ‘돈이 없다’고 했다. 그래도 그런가 보다 했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30년 동안 ‘사죄해라’ ‘배상해라’ 이야기하면서 모금을 하러 다녔다”며 “학생들 돼지저금통도 털어 (모금을) 받았다. 그게 당연한 건 줄만 알았다”고 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 내가 왜 팔려야 하나”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에 대해서는 “용서를 한 적이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 할머니는 “어느 날 저녁에 나갔다가 돌아오니까 문을 열어달라고 해서 열어줬더니, 윤미향씨가 싹 들어오더라. 깜짝 놀랐다”며 “그러면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뭐라도 가지고 와야 용서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30년을 지내왔는데 한번 안아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이게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안아줬고 눈물이 왈칵 나서 울었는데 그걸 가지고 ‘용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너무 황당했다”면서 윤 당선인을 용서한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40분 넘게 이어진 기자회견 동안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위안부 할머니들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은 우리 학생들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며 “끝까지 있는 내가 너무 부끄럽다. 하늘나라에 가서 할머니들한테 ‘내가 이렇게 해결하고 왔다’고 말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