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음모론 반격 나선 中우한연구소장…“코로나 유출? 완전 날조”

입력 2020-05-25 14:5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는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소장이 유출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왕옌이 소장은 관영 영문뉴스 채널 CGTV와 인터뷰에서 이 연구소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돼 코로나19가 세계로 퍼졌다는 의혹에 대해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왕 소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출설을 부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우리 연구소는 지난해 12월 30일 이 바이러스의 샘플을 처음 접했으며, 이후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전에는 접한 적도, 연구한 적도, 보관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지고 있지도 않았던 바이러스를 어떻게 유출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에볼라 바이러스 등 치명적인 병균을 연구할 수 있는 중국 내 유일한 생물안전 4급(P4) 실험실인데,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지목된 우한 화난수산시장과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갖가지 의혹에 시달려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설의 중심에 놓인 우한바이러스연구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때문에 해당 연구소에서 인공적으로 합성된 코로나19가 유출돼 확산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관련 의혹을 계속 언급했다.

특히 이 연구소 연구팀이 발견해 지난 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코로나19와 96.2% 유사성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 의혹은 더욱 커졌다.

왕 소장은 “RaTG-13이라는 바이러스가 코로나19와 게놈 유사성이 96.2%는 일치하는 게 맞다”며 “하지만 일반인의 눈에 96.2% 유사성은 대단한 의미로 보이겠지만 유전학에서는 3.8% 차이가 엄청난 수치”라고 비판했다.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합뉴스

또한 현재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보유한 살아있는 바이러스는 3종이며, 이 중 코로나19와 유사성이 가장 높은 바이러스도 그 유사성이 79.8%에 불과하다고 제시했다.

왕 소장은 “과학자들은 세계 각지의 야생동물이 어떤 바이러스를 가졌는지, 코로나19와 유사성이 높은 바이러스는 어디에 있는지 등을 아직 알지 못한다”며 “코로나19의 기원을 찾는 것은 데이터와 사실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