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7월 재개 불투명… 고진영·박성현 시선은?

입력 2020-05-25 13:00
고진영(왼쪽)과 박성현이 24일 인천 중구 운서동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클럽하우스 미디어센터에서 현대카드 슈퍼매치를 앞두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과 3위 박성현(27)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출전할까.

두 선수는 사상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친 현대카드 슈퍼매치에서 두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길어진 휴식기에 따른 실전 감각 하락, 그리고 국내 경기 출전을 바라는 골프팬들의 갈증이 바로 그것이다. 모두 KLPGA 투어 출전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들이다.

고진영과 박성현은 지난 24일 인천 중구 운서동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클럽하우스 미디어센터에서 슈퍼매치를 마친 뒤 KLPGA 출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란히 “소속사와 상의하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모두 매니지먼트사 세마스포츠마케팅 소속이다.

세마스포츠 관계자는 25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재개 예정 시점까지 2개월가량 남은 만큼 두 선수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국내 투어 출전을 고려하고 있다”며 “당장 6월 중으로 편성된 대회의 일정표도 출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프로골프 투어를 시작한 한국과 다르게 미국은 7월 재개도 기약할 수 없다. 국내 골프계 관계자는 “LPGA 투어가 7월 말 재개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8월 초 재개도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이 미국에서 전해지고 있다”며 “해외파 선수들의 국내 체류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LPGA 투어가 8월로 넘어가면 해외파 선수들은 지금보다 적어도 2개월 이상을 휴식하게 된다. 고진영·박성현의 지난 1월 개막해 3월 중순에 중단될 때까지 2020시즌 LPGA 투어에 출전하지 않았다. 투어 중단으로 반년에 가까운 기간을 휴식기로 보낸 셈이다.

이 틈에 실전 감각은 하락했다. 박성현은 지난 14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을 통해 경기력 회복의 시동을 걸었다. 세계 남녀 프로골프 투어를 통틀어 코로나19 팬데믹을 뚫고 가장 빠르게 시작된 대회였다. 하지만 박성현은 개막 이틀째인 지난 15일 2라운드에서 6오버파 공동 118위로 컷 탈락했다. 150명이 출전했던 대회다.

박성현은 강점인 샷에서 난조를 보였다. 전날 슈퍼매치에서는 고진영과 박성현이 모두 샷과 퍼트에서 몇 차례 실수를 범했다. 박성현의 경우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기록해 KLPGA 챔피언십보다 경기력을 끌어올렸지만, 이 대결로 올해 첫 실전에 임한 고진영은 특유의 정교한 아이언샷과 퍼트를 몇 차례 놓쳐 진땀을 뺐다. 그래도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선전했다.

LPGA 투어 재개의 예상 시점을 감안하면 고진영과 박성현에게 6월 중 KLPGA 투어 출전은 경기력 향상과 국내 팬 서비스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선택이 될 수 있다. 국내 골프팬들의 염원은 슈퍼매치 생중계 도중에 틈틈이 나타난 ‘랜선 응원’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KLPGA 투어는 오는 28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에서 나흘간 펼쳐지는 제8회 E1 채리티 오픈으로 재개된다. 그 이후 6월 중으로 제10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제14회 S오일 챔피언십, 제34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이 편성돼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