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 납치해 ‘코로나 검역소 대리 통과’ 美남성 구속

입력 2020-05-25 12:43
납치 및 사기 혐의로 구속된 마이클 알렉산더 사르디나스. 미 ABC뉴스 캡처

미국에서 3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문소를 통과하려고 10대 여성을 납치한 혐의로 체포됐다. 해당 남성은 거주 증명서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는 구역을 통과하려 했으며 이를 위해 납치한 10대에게 드라이브 스루 검역소까지 대신 운전하라고 협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캘리포니아주 먼로 카운티의 보안관청은 지난주 알렉산더 마이클 사르디나스(37)를 유괴 및 사기 혐의로 체포 및 구속했다고 ABC뉴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안관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사르디나스는 동행한 여성과 택시를 타고 플로리다 키스 제도에 들어가려 했으나 신원확인이 되지 않아 고속도로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했다. 해당 구역은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5월 말까지 비거주자 출입이 금지됐으며 검문소를 통과하려면 거주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이후 사르디나스와 일행은 인근 주차장에서 키스 제도 주민인 17세 소녀를 납치했다. 사르디나스는 검역소를 통과할 때까지 차를 운전하지 않으면 폭행하겠다고 피해자를 협박했다고 보안관청은 전했다.

미국 의료진들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차에 탑승한 사람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AP뉴시스

피해 여성은 사르디나스 일행을 태우고 고속도로 검문소로 이동했다.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느라 검문소 요원들과 마주친 당시에도 피해자는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검문소를 통과한 뒤 피해자는 사르디나스와 여성을 각각 목적지에 데려다줬고, 그제서야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용의자와 여성은 경찰에 체포됐으며, 두 사람 모두 피해자와 같은 차에 탔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피해자를 만난 과정에 대해서는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사르디나스는 납치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며 동료 여성은 아직 체포되지 않았지만 추가 혐의를 조사받고 있다.

릭 램지 보안관은 “용의자는 수감 중이며 이 사건의 피해 소녀가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발표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