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한 정객” 김종인 비판한 장제원…홍준표는 ‘좋아요’

입력 2020-05-25 10:25
장제원(왼쪽) 미래통합당 의원과 장 의원 페이스북 글. 뉴시스/ 페이스북 캡처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겨냥해 “노회한 정객의 품에 안겼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는 이같은 장 의원의 SNS 글에 ‘좋아요’를 눌러 동의의 뜻을 밝혔다.

장 의원은 통합당이 당선자 워크숍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로의 전환을 의결한 것과 관련, 23일 페이스북에서 “결국 익숙한 과거와 손을 잡았다”며 “익숙한 과거와 결별할 용기도 결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혁신할 자격도 없다’는 변명으로 또다시 80대 정치기술자 뒤에 숨었다”면서 “‘집도의에게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병들어 있다’라는 나약함으로 노태우 시대에서 문재인 시대까지 풍미했던 노회한 정객의 품에 안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대교체’ ‘과거 단절’ ‘젊은 정당’을 외친 지 하루 만에 그것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을 경륜이라는 포장지에 싸서 차기 대선과 내년 보궐선거까지 몽땅 외주를 줬다”며 “모두 남이 해줘야 하는 자생력 없는 정당임을 고백했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우리는 참 편안하고 안락함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이라며 “당선자 총회는 처음부터 ‘김종인이냐, 아니냐’로 프레임이 짜여 있었다. 지도부 구성 문제로 혼란이 지속할 수 있다는 불안감, 그 혼란과 정면으로 마주 앉기 싫은 소심함은 결국 익숙한 과거라는 정해진 길로 향했다”고 말했다. “이번 신탁통치가 우리당의 역사에서 마지막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장 의원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동의 의사를 밝혔다. 홍 전 대표는 4·15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대구에 출마해 당선된 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반대 의견을 밝혀왔다. 지난 9일에는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문재인을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이 됐다”며 “정치적 판단에 개인 감정이 이입되면서 오판하는 바람에 정치 설계사로서 그의 수명은 그때 다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장제원 의원 SNS글 전문

‘익숙한 과거와 결별하겠습니다’

왜 이렇게 공허하게 들릴까요?

결국 익숙한 과거와 손을 잡았습니다.
익숙한 과거와 결별할 용기도 결기도 없었습니다.

미래통합당 당선자 총회는 풍요 속에 빈곤이었습니다.
화려한 말속에 실천의지는 없었습니다.

저 또한 예외일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분석이나 하고 논평 밖에 하지
못하는 저의 한없는 나약함이 솔직히 부끄럽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혁신할 자격도 없습니다” 라는
변명으로 또 다시 80대 정치기술자 뒤에 숨었습니다.

“집도의에게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병들어 있습니다”
라는 나약함으로 노태우 시대에서 문재인 시대까지
풍미했던 노회한 정객의 품에 안겼습니다.

‘세대교체’ ‘과거 단절’ ‘젊은 정당’을 외친 지
하루만에 그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을
경륜이라는 포장지에 싸서 차기 대선과
내년 보궐선거까지 몽땅 외주를 주었습니다.

걸출한 지도자들이 가리키는 곳으로 순한 양처럼
순응해왔던 의탁 의존적 습성을 결국 버리지 못했습니다.

세대교체도 남이 해줘야 하고,
젊은 정당도 남이 만들어 줘야 하고,
과거와의 단절도 남이 끊어 줘야하는
자생력없는 정당임을 고백했습니다.

우리는 참 편안하고 안락함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입니다.

당선자 총회는 처음부터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이미 ‘김종인이냐, 아니냐’로 프레임이 짜여 있었습니다.

지도부 구성 문제로 혼란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
그 혼란과 정면으로 마주앉기 싫은 소심함은
결국, 익숙한 과거라는 정해진 길로 항했습니다.

4.15총선을 통해 더 추락할 곳도 없을 만큼 추락했습니다.

새로운 길을 가야 했습니다.
그 길을 가다 실패를 한들 무슨 손해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지금이 우리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어쨌든, 또 다시 1년 간의 신탁통치를 받습니다.

부끄럽지만, 어쩌겠습니까?

민주정당에서 투표로 결정된 사안인데요.

당선자 총회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의원님들의 선택이
더 현명한 선택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이번 신탁통치가 우리당의 역사에서
마지막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저의 이러한 반성이 기우(杞憂)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당선자 총회를 마친 반성문이었습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