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충일 3일 연휴…공원·해변에 인파 몰려
미국 FDA 국장 “바이러스, 아직 억제 안 돼”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즐겼다.
지난 23일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연이틀 골프를 친 것이다. 미국은 25일 ‘메모리얼 데이’(현충일)를 맞아 주말에 이어 3일 연속 쉬는 연휴기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골프장을 방문할 때 여러 명의 시위대들이 “우리를 죽이는 것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철저한 대비 없이 경제 정상화를 서두르는 것은 죽음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다.
시위대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사망한 1000명의 이름과 부고로 채운 뉴욕타임스의 일요일자 신문 1면 이미지를 들고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골프장을 방문하기 전 트위터에 “(미국) 전국에 걸쳐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연이틀 골프장을 찾은 것은 미국인들에게 정상 복귀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의 골프 라운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계를 늦추게 하는 잘못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AFP통신은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0만명에 가까운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경제 정상화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면서 “골프를 하면서 그의 의도에 대한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맞아 많은 미국인들이 공원과 식당, 해변으로 몰리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스티븐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이번 연휴에 나라가 다시 재개방되면서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직 억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면서 조심을 당부했다.
한 국장은 이어 “자기 자신과 지역 사회를 보호하는 것은 모든 개인에게 달려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 마스크 착용은 우리 모두를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공원과 해변 등에 몰린 많은 인파가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고 마스크도 쓰지 않는 데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모든 주가 최소한 일부라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완화했으며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이었던 뉴욕주를 비롯해 코네티컷·델라웨어 등도 연휴를 앞두고 해변 개장을 허용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