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야구인생’ 결정할 KBO 상벌위의 쟁점

입력 2020-05-25 09:18 수정 2020-05-25 09:31
강정호가 2017년 2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5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정호(33)의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강정호의 남은 야구인생이 사실상 이 회의에서 판가름 날 수 있다.

강정호는 지난 20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KBO에 임의탈퇴 복귀 의향서를 제출했다. KBO리그 복귀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음주운전 사고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강정호의 전과에 있다. 이미 적발된 강정호의 음주운전 사례만 세 차례다.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선수를 3년 이상의 유기 실격으로 처분하도록 규정한 KBO의 ‘음주운전 삼진아웃제’를 얼마나 소급할지가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를 사실상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던 2016년 12월 서울 삼성역 일대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던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의 음주운전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고, 2017년 5월 항소심이 기각돼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강정호는 징역형으로 미국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2017년에 피츠버그로 복귀하지 못하면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가까스로 복귀한 2018년에도 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피츠버그와 재계약했지만,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같은 해 8월에 방출됐다. 강정호는 그해 65경기에 출전해 홈런 10개에 타율 0.169로 부진했다.

강정호는 방출 직후에 미국 텍사스주 넬슨 월프 시립 스타디움에서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트리플A 팀 샌안토니오 미션스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만 해도 강정호의 거취는 미국 잔류에 무게가 실리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로 넘어오면서 강정호의 시선이 KBO리그로 돌아갔다.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에서 핵심 쟁점은 ‘음주운전 삼진아웃제’의 소급 적용 여부다. KBO는 2018년 야구 규약에서 음주운전 관련 처벌을 강화했다. 야구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관한 제재 규정을 보면 3회 이상으로 음주운전이 적발된 선수에게 3년 이상의 유기 실격 처분을 내리도록 명시돼 있다. 문제는 이 규정이 2018년에 수립돼 강정호의 2016년 음주운전 사건에 소급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의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 있다.

강정호는 KBO 상벌위에서 현행 규약대로 3년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만 36세에나 복귀할 수 있다. 한국식 나이로 37세여서 작지 않은 나이다. KBO리그에 복귀해도 정상적인 기량을 발휘할 가능성은 작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강정호는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로 데뷔해 우리·서울·넥센으로 변경된 히어로즈 구단에서 2014년까지 모두 9시즌을 KBO리그에서 활약했다. KBO리그 통산 916안타 139홈런 타율 0.298을 기록했다. 2015년에 이적한 피츠버그에서 2017년을 제외한 2019년까지 4시즌 동안 기록한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은 0.254다. 297경기에서 233안타 46홈런을 작성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