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맷 윌리엄스 감독의 지도 아래 지난주 ‘5승 1패’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좋은 팀 분위기 속에 투-타 성적이 모두 살아났다. 24일 SK 와이번스전에선 패했지만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끌고 가는 저력을 보여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KIA는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프로야구 KBO리그 경기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3대 4 로 졌다. KIA는 선발 투수 이민우가 제 몫을 다했다. 이민우는 3피안타 2볼넷 2삼진 3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며 7이닝을 책임졌다. 타자들의 방망이도 불을 뿜었다. 유민상(4안타), 나지완(3안타), 박찬호(2안타)가 모두 멀티 히트 이상을 올렸다. 15안타를 몰아쳤지만 3득점에 머문 중요한 순간 결정력만이 다소 아쉬웠다.
비록 패했지만, KIA의 최근 기세는 무섭다. 개막 첫 주 2승 4패, 둘째 주 3승 3패를 올리며 윌리엄스 감독의 야구가 제대로 정착하지 않아 보이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이번 주에만 분위기 좋던 롯데 자이언츠를 스윕하고 이어 SK에 2승 1패를 기록했다. 어느덧 10승 8패로 순위도 키움 히어로즈와 공동 4위로 올라섰다. 24일까지 팀 평균자책점(3.90) 2위, 팀 타율(0.275) 공동 4위 등 투타 성적이 모두 준수한 결과다.
선발 투수의 고른 활약은 가장 인상적이다. 19일부터 이날까지 선발 투수들은 모두 퀄리티 스타트(QS)를 기록했다. 브룩스(3.28), 임기영(3.38), 양현종(3.43), 가뇽(3.86) 등 선발 투수 대부분이 3점대 평균자책점 기록 중이다. 이민우도 19일 롯데전에서 6이닝, 이날 7이닝을 안정적으로 책임지며 평균자책점을 3.80까지 끌어올렸다. 23일 등판한 브룩스는 시속 154㎞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까지 고루 섞어 던지며 KBO리그 등판 4경기 만에 첫 승리를 기록해 향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발진 전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진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준다”며 선발진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투수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타선도 힘을 내고 있다. KIA는 최근 6경기 중 4경기에서 6득점 이상을 올렸다. 박찬호(타율 0.289) 김선빈(0.328) 터커(0.338) 나지완(0.333)이 고르고, 황대인(0.350)도 제 몫을 다 한다. 무상 트레이드로 SK에서 이적해온 나주환까지 23일 경기에 8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과 좌중간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렇게 팀 전반이 동반 상승할 수 있는 이유는 윌리엄스 감독이 형성한 자유로운 분위기가 한 몫 한 걸로 보인다. 윌리엄스 감독은 원정 경기 일정을 배려해 23일부터 야외 훈련을 취소하고 실내 훈련만 진행했다. 야외 훈련은 선수들이 피로감을 느끼기 쉬어 관리를 위해 일정을 조율한 것. 그런 배려 때문인지 24일 경기 KIA 더그아웃엔 긍정적인 분위기가 넘쳤다. 플레이 하나 하나에 동료들이 함께 집중하며 KIA 선수들은 9회에 질 뻔한 경기를 연장 12회까지 끌고 갔다.
KIA는 이번 주 중 KT 위즈-LG 트윈스와 각각 3연전을 갖는다. 상승세인 성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들이 매 경기 최상의 몸 상태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라인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