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시아 금융센터 힘들어…중국도 제재”
중국 코로나 은폐, 구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비유
“중국, WHO에 허위정보 전달…미국, 진상규명할 것”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는 것은 큰 실수(big mistake)”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밀어붙일 경우 미국이 중국 본토와는 달리 홍콩에 부여하고 있는 경제·무역·비자 발급 등의 특별 지위를 박탈하고, 중국에 대해선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NBC방송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 (홍콩)보안법을 가지고 홍콩을 기본적으로 장악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그러면서 “그들(중국)이 그렇게 한다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높은 수준의 자치를 보장해주기 힘들 것이며, 홍콩과 중국에 대한 제재조치들이 부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중국이 (홍콩을 장악한다면) 홍콩이 아시아 금융센터(의 지위)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에 근거해 홍콩에 대해 부여한 특별대우를 박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홍콩에는 법치가 있었고, 자유 기업 시스템이 있었고, 자본주의 시스템이 있었고, 민주주의와 지방의회선거가 있었다”면서 “그런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면 금융계가 그곳에 존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홍콩 시민들은 중국 공산당이 지배하는 홍콩에서 살지 않고 영국이나 다른 피신처를 찾을 것”이라며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는 것은 큰 실수(big mistake)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서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은폐 의혹을 20세기 최악의 참사였던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비유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것(코로나19)은 중국에 의해 촉발된 바이러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젠가 (미국 영화채널인) HBO의 체르노빌 특집과 같은 (중국의) 은폐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은폐 작업을) 중국 지방 정부가 했는지, 중국 공산당이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지난해) 11월, 12월, (올해) 1월에 이것(코로나19)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 허위정보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것은 은폐였고, 우리는 결국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의 체르노빌(지금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발생한 참사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사고로 오염지역 주민 등 9000명이 암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약 27만건의 암이 발생했으며 이 중 9만 3000건은 치명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했던 최악의 참사였다.
HBO는 2019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관련해 당시 소련 정부의 은폐·축소, 소방관과 광부 등의 수습 노력을 담은 드라마를 방영해 큰 인기를 얻었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은폐 작업을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비유하면서 언젠가 중국의 은폐·축소도 세상에 알려질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중국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정보를 빼내기 위한 스파이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면서 “그들(중국)은 미국의 지적재산을 훔친 오랜 역사가 있기 때문에 백신에 대해 그렇게 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미국)는 가장 빨리 백신을 개발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인들에게 백신을 공급할 것이라며 전 세계와 그것(백신)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관련해선 6월 말쯤 정상들이 직접 만나 코로나19 이후 세계를 계획하길 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G7 정상회의를 화상 방식보다 대면 접촉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 발병이 많은 국가인 브라질로부터의 여행을 제한하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