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가 눈앞에서 대어를 놓쳤다. 리그 개막 뒤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던 우승후보 울산 현대를 궁지에 몰아넣었지만 마지막을 버티지 못했다. 승격 첫 승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부산은 2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3라운드 울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이정협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울산 주니오에게 후반 33분 페널티킥 골을 허용, 1대 1로 비겼다. 반면 2연승으로 승승장구하던 울산은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부산은 이날 경기에서 우승후보 울산을 맞아 물러서지 않는 경기를 했다. 울산이 유려한 패스워크를 과시하면서 중원에서 매끄럽게 공을 연결했지만 부산도 정확한 역습을 기반으로 한 직선적이고 위협적인 공격으로 울산 골문을 위협했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보여준 단단한 조직력이었다.
이날 선제득점 역시 날카로운 역습에서 나왔다. 부산 김병오가 중원에서 공을 뺏은 뒤 상대 진영 오른편에서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상대 수비와 경합하며 들어오던 이정협은 가슴으로 공을 받은 뒤 지체없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조현우 골키퍼가 지키는 울산의 골문을 갈랐다. 본인의 올 시즌 첫 골이자 부산의 시즌 두 번째 골이었다.
울산은 예상치 못한 선제골을 내준 뒤 더욱 무섭게 부산을 몰아붙였다. 후반 14분 이청용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주니오의 헤딩 패스를 받아 부산의 골문에 집어넣었다. K리그 복귀 뒤 첫 골이 될 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VAR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 상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울산은 견고했던 부산의 수비에 균열을 냈다. 우측면에서 울산의 김태환 선수가 올린 크로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하던 부산 강민수의 오른팔에 맞고 나와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공을 피하려는 동작이 있긴 했지만 심판은 공의 진로에 미친 영향이 결정적이었다고 봤다. 김정호 골키퍼가 키커 주니오의 슛 방향을 읽고 몸을 날렸으나 공은 손에 맞고 들어갔다.
울산은 동점골 이후에도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밀어붙였다. 부산 역시 물러서지만 않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맞불을 놨다. 후반 45분 부산 박종우의 중거리와 울산 고명진의 슛이 연달아 각 상대편의 골문을 위협하는 등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계속됐다. 후반 추가시간 주니오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강력한 슛으로 부산 골문을 위협했지만 김정호 골키퍼가 바깥으로 쳐냈다.
이번 경기로 올 시즌 시작 뒤 승점을 신고하지 못한 팀은 부산과 함께 승격한 광주 FC 혼자가 됐다. 부산은 다음 라운드에서 홈으로 수원 삼성을 불러들여 다시 첫 승에 도전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